서면 마량리 김기연
그대 모습이 하늘빛으로 빛납니다푸르름이 일어나는 가지 끝에 앉아 노래부르는
내게 오라 손짓하는 비 갠날. 맑음
빛을 보지 못하는 눈이
시린 그림자로 서있고 잎 위로 똑 똑 떨어지는 초록색이
흩뿌리듯 날아가는 선이
검은 전깃줄처럼 선명하게 각인된다
미친 듯이 휘젓고 다니는
바람 등을 밟고 동구 밖 버스정류장에서
그댈 기다리는 이가 나였으면 합니다
아직 녹지 않은 빗물에 파란색을 건져 눈에 쓰고
흔들흔들 물 여울 깨어지는 긴 기다림이 가슴 벅찬
그런 나였으면 합니다
이렇게 환한 날이면
습관처럼 가슴이 비어버린 투명한 유리병이 되어
그대로 인해 목말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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