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 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⑤전주·군산의 도시재생
장항 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⑤전주·군산의 도시재생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4.09.29 15:32
  • 호수 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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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 곁들인 한옥마을로 도시재생
군산, 근대역사경관지역 대상으로 사업 추진
장항, 백제 문화 연계한 프로그램 발굴 절실

전주는 청주·창원시와 함께 도시재생 선도지역의 한 곳으로 유명하다. 전주시는 시를 대표하는 ‘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이라는 전통문화, 완산구 노송동 등 구도심 개발 등을 연계한 도시재생으로 유명하다. 군산시는 장항읍과 함께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계획도시로, 적산가옥과 근대건축물 등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군산시는 올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군산 내항 주변 및 근대역사경관지역을 연계한 도시재생’을 신청해 선정됐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 선진사례 중 하나인 전주시의 도시재생 성공 비결과 군산시의 도시재생 방안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흔히 전주시하면 비빔밥과 한옥마을로 연상된다. 전주시의 도시재생 원형은 한옥마을 조성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한옥마을은 ‘한국관광의 별’, 국제슬로우시티 가입과 대한민국 한류산업대상 수상, 문광부 선정 ‘꼭 가봐야할 10대 으뜸 명소’로 선정되면서 지난 2011년 한 해에만 5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전주시는 창원시와 함께 국토해양부의 도시재생 시범지구(테스트베드)로 선정돼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시의 테스트베드(총괄책임자 및 현장책임자 각 1명, 총괄팀·사무국, 주거·상가지구·대외협력 자문위원회)는 상가지구 지원팀과 주거지원팀, 녹색기술 지원팀 등 3개 팀으로 구성 운영됐다. 도시재생 테스트베드는 단독주택 해피하우스 사업 등 창조적 4+1 권역별 도심재생, 노송천 복원 등이다.

그 결과 전주시가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부상하게 됐으며 노송동과 중앙동 일대 노후 주거지와 쇠퇴상가를 부활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단단히 거들게 됐다.

마을텃밭 비빔밥, 월매출 500만원 올려

전주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는 대부분의 단독주택에는 크고 작은 마당이 있고, 일부는 텃밭을 가꿔 식재료를 재배해 먹거나 화단, 창고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마당 및 텃밭정비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마당을 정비해 단독주택의 장점을 살리면서 담장교체를 통한 마당과 텃밭 정비로 화단을 조성해 주거생활의 쾌적성을 향상시켰다.
이어 시는 골목길 정비사업을 전북대 산업디자인과, 지역 사진작가와 연계하고, 골목길에 전통혼례를 테마로 한 골목벽화를 그렸으며 주민들의 사진을 타일로 만들어 벽에 부착했다.

▲ 마을기업 노송밥나무. 이곳에서는 생야채비빔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는 노후 주거지역인 노송동 일대 유휴인력을 활용하여 동네사람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주식회사 노송 ‘커뮤니티키친 사업…을 추진했다. (주)노송은 마을 텃밭(1호 302㎡, 2호 198㎡, 3호 235㎡, 4호 192㎡)내에서 생산된 야채를 활용한 특색 있는 도시락 배달 사업을 하는가 하면, 마을 내 빈집을 구조변경해 ‘생야채 비빔밥’을 판매하는 ‘노송밥나무’라는 마을식당을 지난 2013년 11월1일 문을 열었다. 5000원에 판매되는 생야채비빔밥(공무원과 주민 대상 여론조사로 선정된 메뉴)에는 파프리카, 오이, 당근, 양배추, 상추 등이 들어가며 일체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8평 규모의 노송밥나무는 주민 23명이 1계좌 5만원씩 모두 970만원으로 문을 열었다. 초기 생야채 비빔밥을 또띠아에 싸서 판매했지만 현재는 생야채 비빔밥을 손님상에 내놓고 있고, 겨울철 생야채 조달 어려움과 메뉴의 단순함 등을 보완하기 위해 설렁탕 등을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

한복순 노송밥나무 이사장은 “시 공무원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월매출이 평균 400~500만원에 이른다”면서 “내년 6월 준공되는 도시재생거점센터 내에 2호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계적 도시재생 추진과 주민 적극 참여

한편 전주시가 도시재생의 선도지역의 한 곳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국내 지자체 관계자와 주민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는 이면에는 테스트베드 지역 선정 외에도, 전주시가 도시재생을 의욕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 자만 벽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담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을 전담할 조직체로 도시재생 사업단을 꾸리고 아래 도시재생과를 두었다, 도시재생과 내에는 도시재생기획, 해피하우스, 마을만들기, 재생사업 등 4개 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시재생기획팀은 도시재생 종합계획 수립 및 조절에서부터 주요 정책 개발, 시민공감 사업과 도시재생 서포터즈 운영 및 아이디어 공모, 민원 사항 등을 처리한다.

해피하우스 팀은 연계사업 지원 및 사업 추진, 인후동에 설립된 해피하우스센터 운영과 홍보 업무 등을 담당하고, 마을만들기 팀은 사업 발굴 및 추진, 주민참여 역량강화사업 추진과 포럼 등을 운영한다.

재생사업팀은 테스트베드 지역 마스터플랜 업무지원을 비롯해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중인 도시재생추진센터 업무지원, 주거, 상가지구 지역역량 강화사업,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발굴 및 추진, 주거지구 거점시설 건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밖에도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매년 도시재생사업 발굴에 필요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추진해오고 있다. 시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시민이 그리면 전주시가 함께 만들어 갑니다’란 주제로 아이디어를 공모한 뒤 지난 7월 14점을 선정하고 이들 작품 내용을 도시재생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장항읍 도시재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군 생태관광과가 오는 2024년까지 장항읍을 포함한 서천읍과 한산·판교·비인면 도시재생을 조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주시의 사례를 활용해 봄직하다.

현재 군은 종전까지 도시재생업무를 추진해온 생태도시과 도시정책담당을 최근 들어 도시재생 정책담당으로 부서명을 바꾸고 4명의 직원이 근무중이다. 그러나 현재의 인원으로는 효율적인 도시재생업무를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올해 외부기관의 조직 진단에서 반드시 도시재생을 전담하는 부서 신설이 필요하다.

근대 역사문화 활용하는 군산시

이번에는 올해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웃 군산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방안을 알아본다.

군산시의 도시재생은 원도심인 내항주변 및 근대역사경관지역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2017년까지 4년간에 걸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계획에 따르면 ▲지역기업 상생 클러스터 ▲주민참여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근대역사문화 거점 확산 ▲창조적 거버넌스 네트워크 구축 등 4대 전략으로 추진한다는 것.
이 가운데 주민참여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근대역사경관지구내의 근대건축물을 구조변경해 주민 자산가치 증대와 자력형 고용 및 소득기반을 구축하고, 도시재생 선도지역내 지역주민 주도형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 추진을 위한 협동조합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도시재생의 실질적 주체인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 도모를 위해 주민제안사업 발굴 및 시행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옛 군산세관
시는 또 근대역사 문화거점 확산 전략으로 옛 군산시청 제3청사를 근대역사전시관으로 조성하고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절 동국사 인근 편익시설 확충 사업과 근대역사 문화해설사 양성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옆 일본식 건물에 카페가 들어서 있다.
이밖에도 시는 도시재생 연계사업으로 2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도시 팩토리사업(20억원), 그린 네트워크 구축(50억원), 청소년 문화공원 조성(100억원), 문화예술의 거리(시민예술촌) 조성(50억원), 군산평화촌 조성(50억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항-군산, 상생방안 찾아야…

장항읍과 군산시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필요에 의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신도시로, 적산가옥과 미곡창고 등 근대건축물 상당수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장항은 미곡창고를 구조변경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군산시도 박물관이나 카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장항과 군산은 사사건건 대립할 정도로 지역감정이 심하지만 두 도시 도심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만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철모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장항과 군산은 ‘더 이상 뺏고 빼앗는 관계’가 아니라 백제문화의 중심도시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도시재생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군산 내항에는 일제 강점기때 건설한 부잔교 3개가 남아 있고,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4일 군산시 문동신 시장의 제의로 노박래 서천군수와 만남이 이루어졌고, 과거 10여년간 사사건건 갈등과 반목으로 중단됐던 행정협의회 재개 전망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기를 잘 활용해 두 도시 모두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실제 군산시는 앞서 언급한 도시재생 추진전략 중 하나인 ‘창조적 거버넌스 네트워크 구축 차원에서 지역간 연계 상생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시는 “서천을 비롯한 공주, 익산, 전주 등 인근 도시간 상생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 및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간 패키지 여행상품을 발굴 지원한다는 것”이다.

장항읍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군 역시 군산시에 상응하는 상생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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