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장항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⑥청주시
■기획/장항활력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⑥청주시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4.10.20 09:50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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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역 발전은 내 손으로 추진하겠다”주민의지 높아
옛연초제조창 매입, 창조적 활용이 도시재생 견인차
국립현대미술관측과 협상, 미술품 수장보존센터 유치

청주시는 근린재생형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을 추진해온 곳이다. 청주시는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 지역 상가와 주거지역에 숨을 불어넣었는가 하면, 옛 KT&G 청주연초제조창과 빈 창고 등을 매입해 영화촬영 장소로 제공하거나 비엔날레 등을 개최하는 등 건물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도시재생을 추진하려는 자치단체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이번 호에서는 청주시의 다양한 도시재생 사례를 살펴보고 장항읍 도시재생 접목 가능성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이 기획취재는 충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청주시는 뉴스서천 지면을 통해 소개됐던 전주시를 비롯해 통합 창원시와 함께 도시재생 선도지역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을 추진하려는 후발 지자체 공무원과 도시재생 추진 주체인 주민들이 앞 다퉈 청주시의 도시재생 선도 사례를 알아보기 위한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청주시 상당구 중앙로의 쇠퇴상가 도시재생 사례는 정부가 도시재생 선도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도시재생 정책의 성공을 담보하는 데 기초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폐공장 용도변경 불허, 결국 매입

▲ 사진 전시를 통해 과거 사직2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청주시가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02년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도시정책을 추진했던 지자체 장을 포함한 공무원의 노력과 ‘내 지역 발전은 내 손으로 추진하겠다’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단체장의 미래지향적인 정책 결정 사례는, 청주시가 올해 부산시와 함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 지역(상당구 내덕 1,2동, 우암동, 중앙동을 묶은 옛 연초제조창을 활용한 창조경제타운 조성)으로 선정돼 국비 250억 원을 지원받아 추진하게 되는 옛 KT&G 청주 연초제조창이다.

옛 KT&G 청주연초제조창은 지난 1990년대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KT&G는 폐쇄한 연초제조창 부지를 아파트 건설회사에 매각하기 위해 시에 해당부지의 용도변경을 2003년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2007년부터 우암산 경관보호를 이유로 고도제한조치에 이어 시민광장과 공원시설 지정을 추진하는 등  KT&G의 공장부지 용도변경 요청을 묵살했다. KT&G가 시를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손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시와 공공사업 보상가격 조정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지난 2011년 시와 협상을 통해 공장 12만4000㎡와 부지 12만2000㎡ 등을 460억 원에 매각했다.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 중심축

KT&G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시는 올해 도시재생 선도 지역 선정에 앞서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 등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전국 지자체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실제 동부창고는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제빵왕 김탁구’의 영화촬영지로 활용됐고, 현재는 전시체험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청주연초제조창은 지난 2011년 매입과 함께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으로 활용됐다. 그 결과 시는 쇠퇴공장 건물을 창조적으로 재활용한 점을 높이 사 정부로부터 2011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시는 2011년 국립현대미술관측과 협상을 통해 현대미술관 ‘미술품 수장보존센터’를 유치하는 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설립을 최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자체장의 미래지향적 정책결정이 없었더라면 청주연초제조창은 벌써 아파트 숲으로 변했을 것”이라면서 “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술품 수장보존센터와 청주관 설립 결정에 응한 것은 시의 노력과 함께 청주연초제조창 시설이 지닌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는 도시재생 선도 지역 지정을 계기로 연초제조창과 주변지역을 자립형 선순환 구조의 문화 융·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산업단지에는 산업·가공을, 동부창고는 창작·제조를, 옛 연초제조창은 유통 및 체험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수장보존센터는 전시 및 프로모션 공간으로 각각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또 주변 북부시장과 수암골, 청주대 예술대, 중앙로를 연결하는 4개 도로축을 특화거리로 활성화하는 사업도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쇠퇴상가 임대 활성화사업 활용

정부가 도시재생 정책 성공을 담보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됐던 중앙동 일대는 민·관·학이 중심이 돼 지난 2002년 설립된 ‘중앙동도시재생위원회’와 지난 2011년 도시재생위원회와 주민들의 자발적 기금모금을 통해 발족된 ‘청주도시재생신탁업무센터’ 등이 발벗고 나서 쇠퇴 상가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한 곳이다.

빈 사무실이 많은 빌딩 등을 신탁 받아 예술을 매개로 지역상권 및 커뮤니티 활성화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청주도시재생신탁업무센터가 발족된 이후 빈 점포 54곳 중 57.4%인 31개 점포를 임대했다.

 또 다른 축인 문화예술창작지원센터도 지난 2012년 11월20일 설립돼 프리마켓 상설 판매점과 공예체험 및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1월12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문화예술 프리마켓을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신탁사업으로 입주한 (사)예술 나눔과 청주 최대의 실용음악학원등이 거리공연을 진행하면서 문화예술 특화거리로 자리매김됐다.

시도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동 일대에 대해 3차에 걸친 ‘차 없는 거리조성’에 이어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폐관된 옛 중앙극장을 매입하고 이곳을 청소년 광장으로 조성하고 상시공연과 음악회, 영화상영 등 문화예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주시 도시재생 관계자는 “프리마켓 운영과 빈 점포 신탁사업을 통해 입주한 업체들이 평균 4명의 판매서비스직 직원을 채용해 100여명 가까이 일자리를 얻게 됐고, 재생을 추진전 재산가치가 전혀 없었거나 300만원에 불과했던 아울렛과 B빌딩의 경우 월 2400만원과 1300만원으로 재산가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가 폐관된 옛 중앙극장을 매입해 청소년 공간으로 조성하면서 중앙동 일대에 대한 장소마케팅 효과 상승 등 활력을 되찾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민관학의 노력으로 중앙동입구의 유동 인구는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2년 2월 오전과 오후 하루 3차례 2시간씩 유동인구를 조사한 결과 1190명이었던 중앙동 입구는 2013년 3월 3배 가까운 4007명으로 조사됐고, 주민들의 이용 만족도가 2011년 97%에서 2013년 100%로 변화됐다.

활력잃은 구도심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

▲ 지난해 안전행정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양달말은 자투리 땅에서 재배한 콩을 원료로 두부를 생산 판매한다.
청주시 흥덕구 사직2동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청주 상권이 집중된 청주 경제1번지로 영화를 누렸던 곳이다. 하지만 중앙동과 마찬가지로 시가 외곽으로 팽창하면서 상권도 새롭게 형성된 시가지로 이동하면서 활력을 잃은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1990년 2만5177명이었던 인구가 2013년 7월 현재 1만7117명으로 줄어들었고, 연령대도 고령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사직2동 도시재생의 중요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예술인들로 구성된  ‘653예술상회’ 이종현 대표의 설명이다.

사직2동 양달말 도시재생은 예술가 집단인 예술상회와 두부를 생산해 판매하는 양달말 마을기업에 참여한 주민들 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이 전혀 없다.

사직 2동의 도시재생은 예술상회 예술인을 매개로 한 주민 주도의 마을환경 개선과 마을이야기 길 만들기를 비롯해 어린이 문화예술 프로젝트팀 어린이 별동대가 운영되고 있고, 개인과 공동체 역사를 통한 지역역사복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토박이 주민자서전 만들기도 추진됐다. 그런가 하면 ‘100분 영화제’ 등 다양한 마을 축제 등을 통해 주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밥축제와 예술상회 작가들의 기증 작품 판매, 마을기업 이사진들의 점포 및 기금 출연 등으로 지난해 안행부 선정 마을기업 ‘양달말’은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으로 사직2동내 자투리땅에서 재배한 콩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양달말 공동체 회원에게는 연회비 1만원만 내면 두부를 10~20% 할인된 가격으로 두부를 구할 수 있다.

▲ 사직2동의 도시재생을 주도하고 있는 예술상회 이종현 대표. 작품위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떼어내고 있다.
“사직2동 마을을 하나의 캔버스로 보고 마을내 공터나 학교, 아파트, 빌라 담벼락 등에 4년째 벽화나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고 있지만 작품을 다 채우는 데는 10년 정도 걸릴 것 같다”면서 “공동체 회복에 가치를 둔 정체성 있는 사직2동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청주연초제조창이 가지고 있는 건물의 활용가치를 내다보고 아파트 건설업자에서 부지를 매각하려는 KT&G와 맞서 건물을 매입한 자치단체장의 안목이 도시재생 주체인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서천군도 관내 허름한 빈 건물이나 빈 점포 등을 무조건 철거하기 보다는 옛 연초제조창을 창조적으로 활용한 청주시의 사례처럼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지역의 훌륭한 자원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 도시재생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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