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의 고장 서천/(15)아구찜
■ 맛의 고장 서천/(15)아구찜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12.16 16:35
  • 호수 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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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미각 사로잡는 아구찜
각종 양념 총집합… 장항 창선리에서 맛본다

첫눈이 내리고 본격적인 겨울이 닥치면 서천의 오일장 어디에나 물잠벵이(물메기)가 넘쳐나며 물메기탕이 애주가들을 유혹한다.

▲ 서천특화시장에서 파는 아귀. 찜을 위해 손질해놓았다.
그러나 겨울철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는 매콤한 음식이 아구찜이다. 주재료가 아귀라는 생선이므로 아귀찜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아귀는 몸에 비해 지나치게 큰 입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큰 입으로 닥치는 대로 다른 생선을 포획해 아구의 배를 가르면 많은 잡어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조사어(釣絲魚)’ 하고 있으며 그 속명을 ‘아귀어(餓鬼魚)’라고 하고 있다. 조사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입 바로 위쪽에 낚싯대라고 하는 안테나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안테나와 같은 곳 끝 부분에 실처럼 붙어있는 흰 피막을 흔들면서 물고기를 유인해 잡아먹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도 ‘낚시꾼 물고기’라는 뜻을 가진 ‘Angler Fish’라고도 한다.

‘아귀어(餓鬼魚)’의 유래는 불교의 ‘아귀도(餓鬼道)’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말에 음식을 탐하는 사람을 걸신 들렸다 하는데, 이 아귀귀신은 입이 커 음식을 탐하지만 목구멍이 바늘귀처럼 작아 막상 소화기관에 들어가는 양은 적기 때문에 항상 굶주림에 허덕여 몸이 앙상하게 말라 있다고 한다.

이같은 아귀를 언제부터 찜으로 요리해 먹기 시작했을까. 대체로 한국전쟁 중 부산 피난지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 장항 창선1리 식당의 아구찜
아구찜에 들어가는 재료를 살펴보자. 주재료로 아귀, 콩나물, 미나리, 바지락, 대파, 멸치다시마 육수, 참기름 통깨 등이 들어가고 양념재료로는 고춧가루, 간장, 다진마늘, 물엿, 녹말가루, 맛술, 생강가루, 후춧가루 등이 들어간다.

이처럼 다양한 재료가 조화를 이루어 미각을 사로잡고 있다. 서천에서는 장항 창선리 식당가의 아구찜과 아구탕이 유명하다. 장항화물역 앞 음식특화거리나 미곡창고 부근 음식점들에서 아구찜과 아구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이름이 나 주말이면 대전 등 외지에서 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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