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건강 몸 건강 / 치매, 가족 모두가 돌보아야 하는 질환
■ 마음 건강 몸 건강 / 치매, 가족 모두가 돌보아야 하는 질환
  • 김종연/서천군립노인요양병원 가정의학과
  • 승인 2015.02.16 13:20
  • 호수 4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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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서천>에서는 이번호부터 서천노인요양병원의 지원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의학 칼럼을 싣습니다. 많은 독자들의 관심 바랍니다.

군립노인요양병원김종연 가정의학과 과장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1994년 11월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1995년에는 연구소도 창설했습니다. 병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믿음이었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5~10%의 유병률을 보입니다. 치매는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치매는 점진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정말 아픈 상태인지 의심할 수 없으며, 지역 사회의 이웃들은 환자나 가족들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어른신도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하고 , 치매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돌보아야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의 뇌손상으로 인해 기억을 잃어가고,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여러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결국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세상과 연결되어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치매 환자들이 더욱 어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치매의 초기 증상 가운데 하나인 기억력 장애인데 (물론 모든 치매가 초기에 기억장애를 동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열쇠를 놓고 집을 나서거나, 어제 만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소위 ‘건망증’ 과는 다릅니다.

데이비드 린 감독의 <닥터 지바고, 1965 >에서 ‘라라’를 연기했던 줄리 크리스티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 역으로 열연한 영화 <어웨이 프롬 허, 2006 >는 , 기억을 잃은 아내가 요양원에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아무리 애써도 아내의 기억을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남편은 자신의 남은 삶이 점차 망각으로 뒤덮이게 될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애절한 영화입니다.

노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혼자 죽는 것’이라고들 답한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소중한 기억을 잃은 채 홀로 멀어져 가는 것을 본다는 것은 그에 못지않은 죽음일 것입니다. ( 치매 환자 그 당사자 입장은 좀 다르겠지만요. )

사람을 못 알아보고, 시간이나 장소를 모르기 때문에, 착각하고, 의심하며, 우울해지고, 공격성까지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장애는 정신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하여 공격적인 언행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며, 자해나 타인을 해하는 잠재성을 보입니다.

최근 일에 대한 기억뿐만이 아니라, 옛날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든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을 혼동하거나,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외출시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상당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기 치매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물건 이름을 대지 못하거나, 논리적인 대화가 어려워지는 언어장애가 심해지고, 가전제품을 다루기가 어려워지며, 돈 계산도 서툴러 집니다.

서울 강남의 한 재력가가 장롱 밑에 수십억 상당의 금괴를 숨겨두고, 이를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실을 보더라도, 치매 어르신의 판단력이 상실되기 전에 유산 상속과 같은 경제적 혹은 법적인 문제에 미리 대처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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