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농민들만 봉?
힘없는 농민들만 봉?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5.05.18 09:04
  • 호수 7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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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회사 관할구역 지정, 대리점 배짱 운영
타지에서 수리 받으려면 서비스지정점 변경해야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타지에서 구입해도 A/S가 되는데 농기계는 판매점 이외에는 A/S를 받을 수 없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게 판매점 횡포 아닌가요?”

시초면에 거주하는 농업인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타지에서 A사의 농기계를 구입 후 얼마 전 서천대리점으로 A/S를 신청했다 거절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농업인 이씨는 시초면 전업농으로 1년 전 충북진천에서 A사농기계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까운 친척에게 트랙터를 구입했다.
이후 올해 초 서천의 A사 대리점으로 A/S를 신청했지만 “서천대리점에서 구입하지 않았으니 A/S를 해줄 수 없다”며 “농기계는 판매점에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농업인 이아무개씨는 고민 끝에 친척에게 구입했던 트랙터를 처분하고 서천의 B사대리점을 통해 트랙터 구입했고 이 과정에서 3000만원의 손해를 봐야 했다.

현재 지역 내 농기계 대리점은 대동을 비롯해 아세아, 얀마, 국제, 구보다, LS농기계 대리점이 운영 중이고 각 회사마다 관할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다.

농기계 특성 상 근거리 내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판매와 수리가 관할구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농업인들은 관할구역 내에서 농기계를 구입할 수밖에 없고 수리도 지정업체 이외에는 받을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농기계를 구입하거나 고장 시 타 지역 업체의 견적을 비교할 수도 없고 지정 대리점에서 요구하는 대로 수리비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농업인 신아무개씨는 “수천만원이 넘는 농기계를 구입할 경우 타 지역에서 비교견적을 받아보지 못하는데다 수리비나 부품비도 대리점에서 책정한 금액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농민들이 한해 지불하는 농기계 수리비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A농기계 관계자는 “농기계를 구입할 경우 농협 지원이나 대출, 관할구역 등 복잡한 서류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관할구역 내에서 농기계를 구입하고 있다”며 “A/S나 수리비는 본사가 개입할 입장이 못 된다”고 말했다.

또한 B농기계 관계자는 “처음 농기계를 구입 시 A/S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에 타지에서 구입할 경우 서비스지정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농기계가 관할구역을 벗어났을 경우 본사에 전화하면 지정점을 변경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업인 이씨는 “관할구역이나 판매점, A/S지정점이 농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농기계도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가격을 비교해 구입하고 A/S나 수리도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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