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하굿둑, 수산업 피해현장을 가다(2)
■기획취재 / 하굿둑, 수산업 피해현장을 가다(2)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5.08.24 10:25
  • 호수 7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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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텅 비어가는 서해 어장

 ※이 기획취재는 충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해어장 생산량 25년 전의 55%로 줄었다
경기도·전북 25% 수준… 수산업 궤멸
하구마다 방조제…산란장 사라지고 토사 퇴적


이번 호에서는 서해어장의 배후에 있는 경기도, 충남, 전북, 전남의 어업생산량의 변화를 통계자료를 통해 알아보고 수산자원 황폐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방조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절반으로 줄어든 서해 수산업

▲ 연도별 어업총생산량
통계청 자료에는 1970년도부터 각 시·도별로 어업생산량이 나와 있다. 1970년도 경기도와 충남, 전북, 전남의 총 어업생산량은 24만4000여톤이다. 생산량은 해마다 늘어 1980년도에는 2배가까이 늘었으며 새만금간척사업이 시작되던 해인 1989년도에는 47만7000톤을 기록해 최고에 이르렀다.

이후 서해어장의 어업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1981년도부터 생산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4000톤을 겨우 상회해 경기만에서의 수산업이 궤멸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충남에서는 어업생산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어업인들은 일찍부터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까지 충남의 생산량을 훨씬 앞질렀던 전북에서 예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새만금간척사업의 영향이 수산업에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왔는지 말해주고 있다.
남해와 서해를 낀 전남에서도 생산량이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역시 새만금간척사업과 영광원전의 온배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4년 서해 전체의 어업생생량은 25년 전인 1990년도의 55% 수준이다.

◇콘크리이트 해안 경기만
 
인천광역시, 안산시, 화성시, 평택시 등의 경기만 해안은 자로 댄 듯 밋밋해졌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서는 ‘ㄷ’자로 뻗어나가며 갯벌을 매립했다. 송도 신도시 아래 시화만은 수도권의 많은 인구를 부양해주던 갯벌이었다. 1987년 2월에 착공한 시화지구간척사업은 6100ha의 담수호를 만들어 총 3억 3233만톤의 물을 저장하여 새로 생기는 1만 7,300ha의 땅에 ‘첨단복합영농단지’를 만든다는 것이 목표였다.

1994년 1월 최종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담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2년만에 시화호의 물이 폭삭 썩었다. 마침내 1996년 6월 2일 기습적으로 시화호의 갑문을 열어 썩은 물을 바다로 내보냈다. 안산공단 등지에서 배출된 중금속에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허리가 휜 기형 물고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배수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들며 수질이 나아졌다. 현재 12km의 방조제 중간을 터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시화호 남쪽에 배수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드는 호수가 또 하나 있다. 화성호이다. 화성방조제는 3469억원을 들여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에서 우정면 매향리를 연결한 9.8km의 방조제이다. 2002년 3월 22일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완공되며 지도가 바뀌었고 국내 최대의 가리맛조개 생산지였던 여의도 면적의 21배에 해당하는 갯벌이 사라져갔다.

경기만으로 흘러드는 안성천과 삽교천은 1973년과 1979년에 각각 막혔다. 길이 2564m의 아산방조제는 1970년에 착공하여 1973년에 완공했다. 1976년에 시작한 삽교천 방조제 공사는 1979년 10월 26일 완공했다. 방조제 길이는 3360m로 담수호 면적은 2017ha, 농경지 조성은 989ha이다.
‘석문지구 간척농지 종합개발사업’은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와 송악면 가곡리 사이의 바다를 막아 간척지와 담수호를 조성하고 기계화 영농을 위한 대단위 농경지, 농어민주택잔지, 농수산물가공단지, 국가산업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1987년에 착공하여 1998년에 10.6km의 방조제가 완성됐다. 이로 인해 3750ha의 갯벌이 사라졌다.

충남 북부해안에서 남쪽으로 깊이 파고든 바다를 싹둑 잘라버린 것이 대호방조제이다. 이로 인해 고기떼를 물고와 대호지만(大糊芝灣)에 부려놓던 물떼는 방조제로 인해 차단되었다. 대호지구 간척사업은 1981년에 착공하여 1985년에 방조제가 완공됐다.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와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리의 바닷길을 잇는 78km의 방조제로 7648ha의 갯벌이 사라졌다.

▲ 시화방조제
▲ 화성방조제
▲ 아산만방조제
▲ 삽교천방조제
▲ 대호방조제

◇충청 서해안의 방조제

1980년대 초에 만들어진 국내 최대 간척지인 서산 에이·비(A·B)지구에 있는 호수인 간월호(2647㏊)와 부남호(1527㏊). 국내 최대의 인공담수호이다. 충남도는 호수 안 준설과 유입부 완충 식생대 설치 등을 호수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와 현대건설이 공동 추진토록 하고, 간월·부남호와 연결되는 하천·지천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환경 기초시설 등을 설치해 오염원을 차단시키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수질개선 사업에 드는 예산은 2020년까지 6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인 항목을 보면 읍·면 단위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고도처리시설 신·증설, 수질환경 우수마을 지원 등에 1370억원, 호수 안 준설에 4700억원, 호수 유입부 완충 식생대 설치에 60억원 등이다. 충남도는 환경부 등 중앙부처에 국비 확보를 건의해 예산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성군과 보령시의 모산만과 천수만에 두 개의 방조제를 설치하여 담수호를 조성, 인근에 농지를 조성하고 농업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사업이 홍보지구 간척사업이다. 홍성군 서부면 신리와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를 연결하는 홍성방조제는 길이 1856m이며 보령시 천북면 하만리와 오천면 소성리를 연결하는 보령방조제는 길이 1082m이다.

1991년에 착공하여 두 인공호수를 만드는 데 총 3500억원이 들었으며 2000년에 보령방조제를, 2001년에 홍성방조제를 완공했다. 이로써 1646ha의 농지가 새로 조성되었다. 그러나 두 인공호수는 제구실을 못하고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농업용수로 쓰려 했지만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물과 함께 거품이 이는 오염된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이런 오염물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 인공호수는 방조제 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유입시키고 있다.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닫아 이곳이 담수호가 되면 물이 썩어 5급수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환경단체들은 해수유통을 확대해 갯벌을 복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령시에 있는 남포지구 방조제는 1995년도에 착공하여 1997년도에 완공됐다. 3694m의 방조제로 666ha의 갯벌이 매립됐으며 이러 인해 489ha의 농지가 조성됐다.
부사지구 방조제는 1986년도에 착공해 1997년도에 완공됐다. 방조제 길이는 3474m이며 이로 인해 1244ha의 갯벌이 사라졌다. 담수호 면적은 431ha이며 조선된 논은 646ha이다.

금강하굿둑은 1983년도에 착공해 1990년도에 완공됐다. 방조제 길이는 1840m이며 담수호 면적은 3650ha에 이른다. 방조제 건설로 인한 개발 면적은 4만3000ha에 이른다.

▲ 부사방조제

▲ 금강하굿둑 기공식 때 축하풍물공연

▲ 남포방조제

◇하굿둑이 몰고오는 재앙

한반도 지형은 대부분의 강물이 서해로 흘러들도록 하고 있다. 이에 다라 하구갯벌이 발달했으며 밀물때가 되면 대부분의 강에서 바닷물이 강 상류로 올라가 기수역이 발달해 어족자원이 풍부했다. 썰물 때면 바닷물이 급하게 빠져나가며 토사를 먼 바다로 끌고가 토사가 쌓이지 않았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강 하구를 통째로 틀어막는 간척사업으로 기수역이 사라지고 유속이 떨어져 방조제 바같쪽에 또사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모래펄갯벌이 뻘갯벌로 바뀌며 산란장이 사라져 수산업 황폐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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