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작은 천국이 되었으면”
“장애인들의 작은 천국이 되었으면”
  • 최현옥
  • 승인 2003.06.13 00:00
  • 호수 1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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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읍에서 송림리 방향으로 농로를 따라 가다보면 모래사장 인근에 동화 속 그림 같은 집이 나온다. 고깔모양을 연상하는 빨간 지붕과 하얀 벽, 파란 잔디가 깔린 정원과 연결된 마루는 한눈에 보아도 별장 그 자체. 내부는 원목으로 처리돼있어 아늑한 느낌이 들고 방 사이에는 문턱이 없고 비상문과 출입문이 동시에 있어 입·출입이 자유롭다. 방에 들어서면 방의 천장이 높게 솟아 뚫려있어 하늘이 한눈에 보이며 시스템 창호는 채광은 물론 환풍기 역할까지 한다. 방과 방 중간에는 광정이라는 작은 정원이 있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우리 자매들에게 작은 천국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꿈꿔온 성일교회 황형식(49)담임목사는 오는 24일 개원식을 앞두고 설렘을 감출 수 없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에서 법인인가를 받고 7월 기공식을 갖은 ‘성지복지원’은 3천평 규모로 30여명의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다.
“장애인 시설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민들과 마찰도 많았다”는 황목사는 1년이라는 공사기간 동안 건물의 기둥하나, 돌 하나에 정성을 들이며 장애인도 우리와 더불어 사는 이웃이라는 것을 주변인에게 전했다. 그 결과 인근 주민들은 환영을 하고 있으며 시설이 외지에까지 알려지면서 방문 혹은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우선 장애인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들이 편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들었다”는 황목사는 자연과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갈 그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기쁘다.
20세미만의 중증장애인과 정신지체장애인 중에서 서천에 거주하는 생활보호대상자를 1순위로 받는 성지복지원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이 배치되며 무료로 입소할 수 있다. 원생들에게는 숙식제공은 물론 물리치료 시설을 갖춰 치료와 재활이 가능하도록 돕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농촌지역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지역에 복지시설을 꼭 만들고 싶었다”는 황목사는 “시설을 갖춘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복지원을 알차게 운영할 것을 다지며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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