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 낭비하는 지역개발사업
군비 낭비하는 지역개발사업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11.23 14:00
  • 호수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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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길산권역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시작으로 그동안 서천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많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시행됐고 지금도 기산권역, 비인권역, 천방산권역 등 3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은 국비, 도비, 군비가 함께 투입된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이러한 매칭펀드 방식이다.

매칭펀드란 국가지원 사업의 경우 지방자치체에도 일정 부분을 부담케 하는 방식으로 서천군에서 추진되고 있는 허다한 사업이 군비 몇 %, 도비 몇 %, 국비 몇 % 등의 이같은 방식이다.

이는 서천군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 제도를 두고 지방자치체가 중앙정부의 정책 집행자 또는 전달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같은 중앙정부와의 매칭펀드가 주가 되다 보니 지역 특유의 자주적인 정책 수립이 어렵고 다양성이 부족하여 지역경제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서천군의 재정자립도가 충남 16개 시·군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국가추진사업의 매칭펀드 투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서천군의 건강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외생적 발전이 갖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려 내부에서 우러나는 발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의 군 행정을 조금만 깊이 살펴보면 군은 국비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많은 분야에서 이를 달성하여 마치 이를 큰 업적인 양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독이 함께 들어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수용할 주민들의 문화적 역량이나 지역 현실을 고려치 않은 마구잡이식 국가공모사업의 유치는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주민들의 혈세 낭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뉴스서천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천방산권역 단위종합정비사업’을 들여다 보았다. 총 사업비는 49억원이 투입되는데 국비 34억 3000만원, 도비 2억2000만원, 군비 12억5000만원이다. 세부 사업으로는 문산면에 다목적 복지센터를 비롯해 천방산 다목적 광장이 들어서며 기초생활 시설 정비가 진행된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소득사업으로 전통장류 가공공장, 농수산물 가공공장 등이 계획돼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70, 80대 노인들인데다 추진위원 간의 알력으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애초 타당성과 실효성을 검증하지 않고 밀어부친 결과 엄청난 군비를 낭비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내보이기식 행정이 아니라 작지만 온 주민이 참여하여 작은 성공이라도 거둘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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