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마을만들기사업 어떤 성과 거두었나(4)천방권역 종합개발사업
■기획취재/마을만들기사업 어떤 성과 거두었나(4)천방권역 종합개발사업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5.11.23 17:42
  • 호수 7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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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가능성 없는 사업에 군비 12억원 투입
‘천방산권역 단위종합 정비사업’ 시작부터 말썽

도농간 격차를 해소하고 농·어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의 농·어촌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을 비롯해 전원마을조성,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농림부), 정보화 마을(행자부), 전통테마마을(농업진흥청), 산촌종합개발(산림청), 어촌체험마을조성(해양수산부) 등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됐고 현재도 추진 중에 있다.
지역 내 추진된 사업과 현재 진행 중인 각 권역 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본다.(편집자 주)

▲ 수암리에 만들어진 다목적 광장

군비 12억원 투입

농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서천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천방산권역 단위종합정비사업’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서천군과 농어촌공사 서천지사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이 사업은 문산면 신농리를 중심으로 금복리, 수암리 일원(3개 법정 리, 8개 행정 리, 58개 자연마을)이며 권역 면적은 총 1988ha(농경지 269ha, 임야 1693ha, 기타 26ha)이다.

 사업기간은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이며 총 사업비는 49억원(국비 34억 3000만원, 도비 2억2000만원, 군비 12억5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초생활 기반 확충으로 문산면에 다목적 복지센터를 비롯해 천방산 다목적 광장이 들어서며 그동안 면민들의 숙원사업이던 기초생활 시설 정비가 진행된다.

우선 다목적센터는 8억원, 천방산 다목적광장은 1억원, 기초생활시설 정비에 7억5000만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소득사업을 돕기 위해 2억6000여 만원을 들여 수암리에 전통장류 가공공장이 계획돼 있고 신농리에 농수산물 가공공장에 2억2000만원이 쓰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천방산에 둘레길을 조성하는데 12억5000만원, 지역역량 강화사업으로 교육과 컨설팅, 정보화구축 등에 4억9000만원, 경관계획비, 세부설계비, 공사감리비 등 제경비로 7억1200만원이 쓰일 계획이다.

추진위원회 갈등과 해체

권역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마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마을 형편에 맞게 사업들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마을 내 젊은 인재들이 권역사업을 이끌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 이들 위원회를 대상으로 선진지 견학이나 역량강화교육 등 다양한 교육들이 진행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 마을에 필요한 사업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후 추진위원회를 통해 사업의 목적과 타당성을 검토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도 맡고 있다.

처음 천방산권역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초대 위원장이 추진위원회를 이끌어왔지만 일부 위원들의 지나친 간섭으로 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후 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사업들을 추진해 왔지만 위원회의 갈등이 또 다시 빚어지면서 지난 9월 위원회 위원들 모두 사퇴하는 사태까지 치닫게 됐다.

또한 위원회에 몸담고 있던 A주민은 농수산물 가공공장을 지원받기 위해 가족들 명의로 법인을 설립했다가 취소당하는 등 끊임없이 말썽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16년까지 계획했던 모든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고 현재 천방산 다목적광장과 둘레길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천방산권역 추진위원회 A위원은 “추진위원회가 다시 구성됐지만 일부 위원들의 지나친 관섭과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는 등 끊임없는 마찰로 인해 모두들 사퇴하게 됐다”며 “조만간 새로운 위원회가 구성돼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둘레길·다목적광장만 추진

처음 천방산둘레길을 조성하는 데 예산이 12억5000만원, 다목적광장은 1억8000만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천방산권역 추진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변경하면서 둘레길은 4억여원이 추가됐고 다목적광장은 1억원이 추가되면서 2억8000만원이 쓰였다.
수암리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조성된 다목적광장에는 쉼터가 조성됐고 배롱나무와 철쭉이 식재됐다. 조만간 방문객들을 위한 화장실도 들어설 계획이다.

수암리 주민은 “산 중턱에 천주교 성지인 작은재가 있어 주말마다 방문객들이 오지만 쉴 곳이 변변치 않은데다 화장실이 없어 많은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 사업으로 일부 불편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4~5가구가 모여살고 있는 곳에 3억원짜리 공원 조성은 사업비를 쓰기 위한 사업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주민은 “방문객들을 위해 화장실을 만드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조그만 소공원을 만들고 사업비를 아껴 마을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이 진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 16억여원이 투입되는 천방산 둘레길은 천방산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산책로를 제공해 방문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 역량강화교육으로 금복리 주민들이 수지침을 배우고 있는 모습

하지만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마다 수십억원씩 투자해 만든 둘레길과 올레길이 수백여 곳이나 되는데 과연 방문객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방문객들이 천방산을 찾는다 해도 문산면 주민들의 소득사업과 어떤 연관을 지을 수 있는지도 고민해 볼 문제다.
수암리 양명순 이장은 “우리 마을 주민 대부분 죽을 날을 기다리는 노인들인데 권역사업을 통해 무슨 소득사업을 만들겠냐”며 “1년에 한번 작은재 가는 길에 풀도 깎기 힘든데 공원에 풀이 자라지 않도록 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소득사업, 자리 잡을 수 있나?

지난 19일, 금복리에서 추진되고 있는 전통장류 가공공장을 확인하기 위해 금복리를 찾았다.
마을회관에는 때마침 주민역량강화교육이 진행됐고 마을 주민 60여명이 수지침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마을 주민의 소개로 박병남 이장을 소개받은 후 전통장류 가공공장의 사업진행과정을 물어보자 박 이장은 “지금 수지침 교육을 받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 노인들인데 가공식품 공장을 어떻게 운영하냐”며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반납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영근 주무관은 “위원회의 해체로 인해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위원회를 재구성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가공공장의 경우 일부 주민이 가족들 명의로 법인 설립 후 지원을 받으려 해서 중단한 상태”라며 “위원회가 구성되면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가공공장이나 부추작목반을 위한 지원 등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공 가능한 전략으로…

문산면은 서천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노령화가 가장 심각하고 주민들 대부분 70세 이상의 고령인데다 30~40대의 젊은이들은 귀농·귀촌인 이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 노인의 말대로 “내 나이가 일흔인데 마을에 상이 나면 내가 상여를 메야 할 실정”이란 말이 문산면의 실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문산면은 밭이 잘 정비돼 있어 부추로 인한 소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타 읍·면에 비해 깨끗하다는 것과 천방산과 문산저수지 등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은 것이 강점이다.
또한 서천의 명산으로 알려진 천방산 등산로, 천주교 성지인 작은재가 알려지면서 방문객들이 종종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천방산 임도는 가족 단위로 산책하기에 적합하고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밖에도 문산저수지는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생태계가 잘 보존 돼 낚시동호인들에게 인기 있는 낚시터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잘 활용해 천방산과 문산저수지를 잇는 산책로 개발이나 저수지를 이용한, 떡밥 사용을 금하는 친환경낚시터 운영과 낚시대회 유치, 희리산 휴양림을 모델로 한 펜션 개발이나 야영장을 통해 소득사업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천방산 임도를 활용한 산악자전거 코스개발과 장애인들도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산, 자연환경이 살아 숨 쉬는 문산을 만들어 소득사업으로 연결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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