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장터]농촌의 묵시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모시장터]농촌의 묵시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 박병상 칼럼위원
  • 승인 2015.11.30 17:43
  • 호수 7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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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어본 적 없지만 많이 듣던 말, “무겁고 힘든 자들아 다 내 곁에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말씀이라고 한다. 힘겨운 일이 겹쳐 어디 조용한 곳으로 들어가 쉬고 싶을 때도 있다. 누가 그런 제의로 그때 손을 뻗으면 바로 잡을 것 같은데, 미국이 우리에게 또 손을 내민다. 우리의 식량과 경제위기를 눈여겨 본 걸일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모이라는 거다. 미국이 요구하면 허락한 기억 밖에 없는 우리의 선택은 무엇일까? 한데 미국은 들어오려면 입장료부터 내라고 한다. 내미는 손이 거칠다.

한미FTA로 이미 감당할 수 없는 등짐을 진 우리에게 손짓을 하는 미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들어가면 우리는 편히 쉬는 걸까? 그런데 내라는 입장료는 무엇인가? 쌀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 쇠고기를 더 수입하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농작물이 고작 쌀인데 그마저 미국산을 먹으란다. 그걸 먹으면 편해지는 걸까? 촛불을 밤새 켰다는 이유로 물대포까지 맞은 우리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더 먹으란다. 30개월이 넘었기에 미국인이 외면하지만 한국인들은 편하게 먹으란다.

요즘 막창구이 식당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막창이라. 광우병으로 세상을 놀랬을 때 ‘특정위험물질’을 따로 구별해 소비자의 경각심을 요구했는데, 미국인들이 거의 먹지 않는 그 부위는 바로 특정위험물질이었다. 광우병으로 희생된 4명의 미국인은 200명에 가까운 영국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미국 쇠고기까지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이제 미국은 자국 소에 소 도축 부산물을 먹이지 않지만 돼지와 닭 도축 부산물은 고집한다. 문제는 미국은 닭과 돼지에 소 도축 부산물을 먹인다는 데 있다. 바로 광우병 교차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뜻이다.

미국 소에 소 도축 부산물을 먹인 이래 미국인의 치매가 무려 9800% 늘었다고 그 방면 전문가는 주장했다. 광우병이 치매로 둔갑되었다는 걸 의심하는 건데, 우리나라의 치매환자가 점점 늘어날 뿐 아니라 젊어지는 현상은 무엇을 웅변할까? 미국인 치매가 늘어난 사례와 무관할까? 환태평양경제협력동반자협정을 체결하면 그렇지 않아도 마구 수입되는 미국 쇠고기, 그것도 특정위험물질이 포함된 30개월 이상의 미국 소의 막창도 거침없이 들어올 것이다.

막창만이 아니다. 비소가 들어가 논란이 되었던 미국 쌀은 물론, 유전자가 조작된 온갖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올 게 틀림없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한미FTA)을 맺은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사태는 유전자가 조작된 농산물을 미국 자본이 우리나라의 농토에 심을 때 생길 수 있다. 조작된 유전자가 퍼지며 생태계를 교란하고, 멋모르고 먹는 이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다라도 우리는 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 요구하면 거액의 손해배상을 뒤집어쓸지 모른다.

굴지의 대기업이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악평을 가진 미국계 다국적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리의 농촌진흥청에서 유전자조작 쌀을 재배하겠다고 벼른다는 소식도 들린다. 마음이 몹시 무거운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손을 내빈다. 누가 그 거친 손을 덥석 잡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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