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장터] 스승의 날에
[모시장터] 스승의 날에
  • 신웅순 칼럼위원
  • 승인 2015.12.07 16:37
  • 호수 7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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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웅순 칼럼위원
스승의 날이었다.
  중학교 선생 시절 지금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인 제자가 이런 시를 보내왔다.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어있네
                    - 철수

  언제나 행복하시라는 생각에서 보내온 시일 것이다. 순간 한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나는 아내에게 이런 시를 써서 카톡으로 보냈다.

      꽃은 잠시
      당신은 영원히 피어있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피어있습니다.

아내한테서 답장이 왔다.

      영원히 피어있는 꽃이 되렵니다

  이것을 ‘꽃은 잠시, 당신은 영원히’로 고쳐 화선지에 옮겼다. 물론 농담이 없는 내 석야체이다. 아내한테서 몇 달 간은 칙사 대접을 받을 것이다.

 

제자가 보내온 꽃은 내게 와서 저물도록 피어있는 꽃이 되었다. 아내에게 와서는 영원히 피어있는 꽃이 되었다. 말 한 마디가 이렇게 크다.

  누가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말했는가. 친구 따라 갔건만 눈물만 머금고 돌아오지 않았는가. 먼 곳에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멀고 가까운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 이 평범한 진리를 새삼 말해 무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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