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무서운 겨울
■ 기고/무서운 겨울
  • 장미화
  • 승인 2015.12.14 17:19
  • 호수 7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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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화/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 협동과정 석사과정. 시초면 초현리
보일러를 돌리자니 난방비가 무섭고, 전열기를 돌리자니 전기요금이 무서운 계절이 왔다. 찬바람이 들세라 창문마다 뽁뽁이도 붙이고 문틈은 문풍지로 철통 수비를 한 채 꽁꽁 닫아 놓고 있으니 집안 공기가 말이 아니다. 건강하게 따뜻한 겨울을 나는 방법은 없을까?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으나 경제적 부담과 환경에 대한 피해를 다소 줄일 수 있을 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매년 같은 걱정에서 해방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돈 한 푼 안 들이고도 이러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이들이 있다. 에코 크리에이터(Eco-Creator) 흰개미들이다. 이들은 서식지의 덥혀진 공기가 상승하면서 굴뚝을 통해 빠져나가면 땅 밑으로 난 터널을 통해 바깥 공기가 서식지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자연대류를 이용한 건축기술을 가지고 있다. 흰개미 집은 온도와 습도를 완벽하게 조절하여 항상 온도 30도, 습도 61%를 유지하도록 자연 공기순환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에 영감을 받은 건축가 믹 피어스(Mick Pearce)는 인위적인 냉난방 없이 건물 내의 공기를 끊임없이 신선하게 유지하는 흰개미의 정교한 기술을 본떠 짐바브웨이의 하라레에 이스트게이트 쇼핑 앤드 오피스센터(Eastgate Shopping and Office Centre)를 건설하였다. 이러한 공법으로 경제적으로 약 350만 달러의 투자금과 10~15%의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갯벌에 나가보면 굴뚝처럼 입구를 높이 쌓아놓은 이들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꽤 여러 종류의 굴뚝을 관찰할 수 있다. U자형 집을 짓고 사는 개불은 두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다. 1738년 스위스 물리학자인 베르누이가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이 감소한다.’는 이론에서 증명했듯이 하나의 구멍 위로 지나가는 공기보다 굴뚝형 구멍 위를 지나가는 공기의 속력이 증가하면서 압력이 낮아지게 되어 공기의 흐름이 굴뚝 쪽으로 자동 순환되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자연 공기순환시스템을 갖춘 갯벌 생물은 바닷물과 공기의 순환을 용이하게 하여 갯벌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수질정화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보면 201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갯벌의 단위면적당(1㎢) 약 6.6억 원의 가치가 있다.

우리는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데 급급한 반면 생물들은 외부 공기를 유입시켜 내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생태계와 종들의 진화 경험들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생태계에서 발견되는 성공적인 방법을 따름으로써 새로운 환경적 대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에너지 절감형 소비 방식은 생태계에 피해를 조금 덜 끼치는 것이지 유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에너지는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사용은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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