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가로막는 구조물로 토사퇴적 가중
원수리 선착장, 축대도 무너져 내려
원수리 선착장, 축대도 무너져 내려
배를 댄 포구 앞이 어장이니 기름값도 얼마 들지 않는다. 옛날에는 굳이 배가 없어도 정치망을 설치하여 조류를 따라 오르내리는 물고기들을 포획했다. 농사로 치자면 ‘문전옥답’이었다.
그러나 1991년 하굿둑이 막히며 대부분의 어종들이 사라졌다. 선대로부터 가업을 이어왔던 어민들도 대부분 떠났다. 이제 실뱀장어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60여명이 남았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잡히는 실뱀장어는 8톤 가량이다. 이 가운데 2톤 정도가 금강하구에서 잡힌다. 실뱀장어는 고가에 팔려 양만장에서 양식해 풍천장어로 된다.
지난 달 30일 원수리 선착장에서 박연풍 연수어촌계장을 만났다.
“지금도 어촌계원이 173명입니다. 화양, 한산까지 여기 어촌계 소속입니다.”
금강하구가 얼마나 풍요로운 어장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선착장은 실뱀장어잡이 준비를 하는 어민들이 어구를 수선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월 중순이면 조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맞은편에 있는 군산복합화력발전소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 빤히 바라보였다. 어장에 치명적인 온배수를 배출하는 발전소 건설 반대에 적극 나서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이제는 나날이 쌓여가는 토사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원수리 선착장 쪽으로 토사가 쌓여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박연풍 어촌계장은 토사 퇴적을 가중시키는 모래 채취 선착장을 가리켰다. 물길을 가로막고 있다.
선착장에 쌓은 축대도 곳곳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어민들이 살아가는 기반이 무너져내려도 군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지난해에도 실뱀장어잡이에 나선 어민들은 평균 6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실뱀장어 조업은 대개 부부간이 한다. 따라서 멸치잡는 양조망처럼 외지에서 온 선원들에게 지급하는 몫이 없이 고스란히 장항 경제에 보탬이 된다.
“새해에는 군 행정을 담당한 분들이 금강하구가 아직도 어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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