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연 공동칼럼/독일 신문 엿보기
바지연 공동칼럼/독일 신문 엿보기
  •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언론학 박사과정 윤장렬
  • 승인 2016.01.25 13:48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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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대안 언론’이 불필요한 이유

독일 지역 신문사를 살펴보면, 지역 일간지가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351개의 일간신문 가운데 지역 일간신문이 총 336개라는 높은 비중이다. 오랜 지역 분권화로 지역의 정치적 독립은 물론 신문의 존재적 가치가 제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지역 주간 신문의 수가 21개로 비교적 적음을 알 수 있는데, 바로 독일의 신문 시장은 언론의 자유를 앞세워 시장의 경쟁 논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400여 년 신문시장의 치열한 생존 싸움에서 지역 일간지 신문으로 통폐합된 이들의 신문사(史)를 엿보게 된다.

그러나 독일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한국 언론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대안언론이다. 88년 창간된 ‘한겨레’를 시작으로 시민이 주인 되는 신문사들의 등장은 오늘날까지 지속한다. 

 가운데 20여 년 전 전국에서 활발히 시작됐던, 지역 주간신문사들의 창간이 있다. 오늘날 전국으로 확대된 540여 개의 지역 주간신문사들 가운데 다수가 민중언론, 풀뿌리 언론으로 기존 언론에 대한 한계를 비판하면서 창간되었다. 이 같은 대안언론의 활동은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확대되는데, 2000년도에 시작했던 시민 저널리즘 ‘오마이뉴스’, 뉴스협동조합으로 활동하는 ‘프레시안’, MBC 해직 기자들의 ‘고발뉴스’ 등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저항언론들이다. 기존 언론들이 권력과 자본에 노예가 된 오늘날, 인터넷 언론으로 활동하는(국민 TV, 뉴스타파, 팟캐스트 등) 대안언론들은 끊임없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대안이 불필요한 독일에서 이러한 대안언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독자들의 신문 읽기 문화와 동일하게 두 나라의 다른 신문시장 구조는 서로 다른 역사적 경위에서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게 되었다. 누구의 문화가 우수하거나 열등함을 비교하는 논리가 아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이들의 형태와 차이를 분석하는 일은 복잡, 난해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신문의 역할은 두 나라 모두에게 공통된, 신문이 지닌 사회적 기능과 역할이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민주 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바람이 같은 것처럼, 민주주의 국가, 즉 신문의 올바른 사회적 기능과 역할은 독자의 습관과 의식이 만들 수 있는 목표일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신문이 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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