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리 수목장, “동의해준 적 없다-당장 철회하라”
심동리 수목장, “동의해준 적 없다-당장 철회하라”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6.02.09 13:00
  • 호수 79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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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림 조성 주민설명회’ 파행
“주민 소득 도움 되도록 추진하겠다”

▲ 판교면사무소에서 열린 수목장 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 3일 판교면 회의실에서 진행된 ‘수목장림 조성 주민설명회’는 심동리 주민들의 ‘수목장림 조성사업 철회’라는 강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파행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수목장림 조성사업 설명회는 이병직 판교면장이 주선한 가운데 서천군산림조합 고종진 조합장, 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 이규명 소장, 심동리 마을 주민 60여명이 함께 했다.

회의 전 이병직 면장은 “최근 심동리의 수목장 조성사업과 관련해 마을주민들의 불화가 끊이지 않는데 면장으로서 죄송하다”며 “수목장의 사업진행과정에 관해 논의하고자 만든 자리이니 주민들의 의견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 이규명 소장이 사업계획과 관련해 설명회를 진행하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는 사업설명회를 듣자고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며 “행할 것인지 철회할 것인지 확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상좌리 이장은 “본인이 확인한 결과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민들이 반대해도 사업을 극구 추진하겠다는 산림청의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수목장을 개발해서 조용한 마을에 분란만 일으키는지 모르겠다. 당장 사업을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이병직 면장은 “산림청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자리이니 폭력적이거나 감정적인 언행은 삼가 달라”며 주민들에게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지난 해 7월 27일에 이장이 수목장 입지조건을 알아보기 위해 도장을 받아갔을 뿐 주민들이 수목장림 조성에 동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신동관 이장은 “본인 또한  입지대상지 선정을 위한 주민동의서로 알고 도장을 받은 것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이규명 소장은 “우선 주민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목장과 관련해 진행과정과 산림청의 입장을 전한 뒤 질문을 받겠다”며 설명회를 이어갔다.

이 소장에 따르면 부여국유림관리소는 충청권 수목장 조성 대상지 물색 중 부여군 임천면 가산리를 비롯해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서천군 판교면 심동리를 선정하고, 지난 해 7월 23일 심동리 산촌마을회관에서 이장과 마을주민 3명, 서천군 산림조합 직원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평에 있는 ‘하늘 숲 추모원’을 설명한 후 주민 동의서를 받기로 했다. 이후 총 54가구 중 47가구의 동의를 얻었다. 이 가운데 일부 대필 흔적을 보고 이장을 통해 문맹이거나 아파서 대필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어 7월 29일, 노박래 군수 면담 후 “주민들이 원해서 수목장 사업을 진행하게 됐으니 도와 달라”고 부탁했으며 8월 20일 이를 산림청에 보고했다. 8월 27일에는 수목장림협회, 교수, 전문가 등과 국립수목장림 관련 대상지 선정 토론회를 열었으며 9월 9일 심동리를 수목장림 대상지로 확정했다. 이어 10월 14일 중부권수목장림조성사업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계약 체결했으며, 11월 6일 판교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수목장림공원사업 특수보고 및 전문가토론회를 열었다. 또한 마을주민 29명과 함께 11월 27일에 경기도 양평군 ‘하늘숲 추모공원’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폭설로 인해 9명만 참석했다. 11월 30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이장과 면담했으며, 12월 1일에는 노박래 군수 찾아 심동리 발전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월 4일 심동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 37명이 함께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었다.

이규명 소장이 설명을 마치자 마을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우리는 동의한 적 없는데 왜 자꾸 동의라고 말하느냐?”며 항의했고 이장 또한 “서천군산림조합이 입지선정지에 오르려면 가산점을 받아야 하는데 동의서가 꼭 필요하니 받아 달라 요구해 주민들에게 사인을 부탁한 것 뿐”이라며 “또한 판교면사무소에서 있었던 공청회 또한 마을 주민 아무도 모르고 있었고 입지 선정 또한 지역신문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지선정은 신문을 보고 알게 돼 이를 확인하고자 소장이랑 통화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며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마을주민들로부터 큰 의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주민은 “우리가 사인한 이유는 대상지 선정을 위한 동의서였지 입지선정을 위한 동의서는 아니었다”며 “이를 해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소장은 “당시 사업을 진행했던 직원들이 인사이동으로 교체됐다”며 “다음에 만날 때 답변을 드리겠다”고 해명하자 한주민은 “일을 그렇게 잘하는 분들이 사업을 마무리하기 전에 담당자들을 교체하는 이유가 뭐냐”며 “이는 산림청의 계획된 음모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한 주민은 “수목장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마을 산은 국유림이지만 그동안 심동리 주민들이 가꾸고 지켜왔기에 쉽게 허락할 수 없다”며 “무조건 승낙은 없고 수목장이 들어설 경우 마을에 어떠한 이득이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무조건 반대보다는 조건부 승낙의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심동리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입지대상지 선정을 위한 주민동의서’와 산림청이 내세우고 있는 ‘수목장 조성을 위한 동의서’와 관련해 서천군산림조합 고종진 조합장은 “수목장 사업은 이미 3년 전에 군에서 추진하려던 사업이고 지난해 산림청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돼 산림조합 차원에서 이장과 협의한 바 있다”며 “동의서와 관련해 협의를 마치고 이장이 나서서 동의서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는 “수목장림 조성사업은 장묘문화를 개선해 산림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 시책사업으로 당초 지역주민이 수목장림 조성을 위한 동의서를 제출했고, 대상지가 선정되어 설계가 완료된 사업으로 사업추진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사업추진시 수목장림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조성 및 운영시 마을 발전과 지역주민의 소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교면 심동리 수목장림 조성사업과 관련해 “동의서를 써준 적이 없으니 이를 즉각 철회하라”는 주민들의 반발과 달리 “조건부 승낙을 고려해 보겠다”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설명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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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건 2016-02-22 14:19:32
마을 주민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곡소리만 들어야 하고 눈뜨고 잠자리에 들때까지 곡소리만 듣고 살란 말이냐? 식수는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삽한자루도 들어가지 않는 바위산에 수목장을 조성하면 너네 자리를 보존해 준다더냐? 차라리 한 마을을 이주시켜라..

신민건 2016-02-22 14:17:15
사림을 보호하고 가꾸기를 수십년, 수목장 조성에 있어 단 한마디 설명회도 없이 진행하는 정부,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사기쳐서 조성한다는 수목장, 글을 읽지도 못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무조건 서명만을 받은 공무원들이 무슨 공무원입니까. 자리 지키겠다고 자리 보존받기 위해서 한 마을의 주민들을 죽이겠다는 공무원 참으로 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네요.

신민건 2016-02-22 14:09:36
한 마을의 존폐가 달려있는 큰 사안을 주민 설명회 한번하지 않고 진행하는 사업은 누가봐도 서천군 삼림청 면장의 자리보존이 빚은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글을 읽지도 못하는 어르신들을 상대로 수목장이 아닌 수목원이라 꾸득여 서명을 받고 그에대한 해명은 없고 끝까지 조건에도 맞지 않은 장소에 수목장을 조성하는 것은 누가보아도 공무원들의 자리 지킴을원칙으로 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최용철 2016-02-12 10:18:24
어찌누가 평화로이 살고있는 우리주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가
우리는 수목장인지 수목원인지 다싫습니다 주민95%이상 다반대합니다
그냥 조용히 살게해주세요

조규탁 2016-02-11 19:33:24
마을스피커로 나오는 방송안내중 "눈이 많이오다니 눈피해가 없도록 조심하세요,노약자는 대기중 먼지농도가 심하니 외출을 삼가하세요" 라는 대국민 안내방송은 우리를 미소짓게한다 좋은 공무원 이다. 그러나 불량 공무원도있다 자연을 가꾸고,사랑해야하는 공무원중 부여국유림관리소장 이모씨와,서천산림조합장 고모씨 두사람이, 반대하는 심동리 주민들을 속이며 꾸민 심동리 수목장은 반드시 철회 되어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