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건 당신 사정입니다”
“추운건 당신 사정입니다”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6.02.09 13:06
  • 호수 7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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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터미널 대합실, 저녁 7시면 문 닫아
관리주체 불분명, 서로 떠넘기기만 급급

“밤 7시 이후에는 어디서 버스를 기다리나요?”

지난 1일, 서천터미널을 이용하던 김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저녁 6시 50분이 되자 터미널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문을 닫아야 되니 다들 나가달라”고 요구한 것.
이에 김씨는 “이 추운 날씨에 터미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어떻게 하라고 밖으로 보내느냐?”며 따지자 문을 잠그려던 직원은 “그럼 퇴근해야 하는데 문을 열고 가냐? 아저씨가 문단속하고 갈 것 아니면 나가달라”며 일방적으로 퇴실을 강요해 쫒기 듯 대합실을 나와야 했다고 한다.

주민 김 아무개씨는 “직원이 일방적으로 퇴실을 강요해 기분도 상했지만 직행버스가 끊긴 7시 이후에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은 홀대를 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며 “최우수 복지지자체를 자랑하기 전에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합실이라도 따뜻하고 마음 편하게 이용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이 아무개씨는 “여름에는 지장이 없지만 한겨울에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10~20분씩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며 “막차가 끊기는 9시까지 대합실을 개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천터미널을 관리하는 직원은 “여기 근무시간은 직행버스가 끝나는 7시라서 퇴근할 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혹 문을 닫지 않아 시설물이 도난당했을 경우 우리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천터미널이 7시 이후에 문을 닫는 이유는 관리주체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은 “서천터미널은 개인소유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리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고 터미널 직원은 “개인 업체에서 월급을 받고 있고 도난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퇴근할 때 문단속은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편, 서천터미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서천여객은 “터미널을 사용하지만 건물까지 관리하지는 않는다”며 “혹 개인 업체와 군이 협의를 통해 열쇠를 맡긴다면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9시까지 개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과 구재정 팀장은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노력하겠다”며 “3년 동안 분할 지급하는 조건으로 서천터미널을 매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군이 관리주체가 되면 9시까지 개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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