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민주주의 이장 손에 달렸다
풀뿌리민주주의 이장 손에 달렸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6.03.07 09:49
  • 호수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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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시골노총각 춘삼과 만년 부반장만 하던 친구 대규가 20년 후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운명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영화 ‘이장과 군수’가 있다. 코메디 영화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는 나라 행정의 최소 단위이자 지방자치제 아래에서 풀뿌리민주주의의 기초인 이장의 중요성을 새삼 발견할 수 있다.

농촌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동네 잔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는 오늘의 농촌 마을 이장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농촌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보통 마을 주민들이 이장에 의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노인들만 남아 살아가는 마을에서 이장이 장에 가거나 읍내에 나가 주민들의 생활필수품 사다주는 일까지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이장을 믿고 마을 사람들은 목도장을 아예 이장에게 맡겨두고 이장 편리할 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일도 있다. 이는 서로의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나무랄 일만이 아니고 오히려 마을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근래에 들어 농촌에 개발 바람이 이는 곳에 이장이 주민 대표 역할을 잘못 수행해 벌어지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업자들은 주민동의를 구하기 위해 마을 주민 전체가 모인 가운데 사업 설명을 하기보다는 우선 이장에게 접근해 그를 내편으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일을 시작한다. 나중에 마을 주민 대다수의 의견과 반하는 일이 진행되고 난 이후에야 대다수 주민들이 이를 알게 돼 마을 공동체가 분란에 휩싸이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최근에도 마서면의 한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업 이득이 큰 개발사업이어서 이장에 대한 불신이 커져 소송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편 군 행정에서도 마을을 상대로 어떤 사업을 벌이려면 이장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장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크며 풀뿌리민주주의는 이장 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장 일을 맡는다 해서 큰 보수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봉사활동의 측면이 훨씬 크다. 이에 군에서도 편의주의로 가지만 말고 이장이 주민 대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하며 이장들도 분발하여 화목하고 믿고 사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데 더욱 진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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