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지만 다른 존재, 반려동물과 유기동물
같지만 다른 존재, 반려동물과 유기동물
  • 홍창우 시민기자
  • 승인 2016.05.18 09:49
  • 호수 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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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100만 마리 시대…책임의식 필요

 반려견 100만 마리 시대가 되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농림부)에서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총 97만9000 마리의 반려견이 등록되었다고 한다. 작년 한 해에만 전국적으로 약 9만1000 마리가 신규 등록됐다. 개 이외에도 고양이나 파충류, 앵무새 등 다른 동물까지 포함한다면 반려동물의 개체수 규모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호기심, 외적인 아름다움, 보호자와의 교감 등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사육한다.

 2015년 유기동물 수 8만2100마리

 그러나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있는 반려동물 수 만큼이나, 유기되는 동물의 숫자도 막대하다. 농림부에서는 국내에 유기된 동물의 수가 2015년 8만2100 마리라고 발표했다. 이중 개는 5만9600 마리(72.7%), 고양이가 2만1300 마리(25.9%), 기타 1만2000 마리(1.4%)로 구성되어 있다.

기자가 살고 있는 장항읍에서도, 적게는 2~3마리에서 많게는 7~8마리가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유기견들이 자주 목격된다. 보호자가 없는 개들은 육안으로 보아도, 영양과 위생상태가 양호하지 않았다. 저녁에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2~3마리의 유기견 무리에게 약 50미터 가량을 쫓기는 경험을 했다. 기자는 건장한 체격을 가진 성인 남성이었지만, 유기견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마구 짖어대자 공포심을 느끼게 되었다. 만약, 이들이 도보로 등하교하는 학생이나, 노약자, 여성들을 쫓았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될 것으로 판단된다.

반려동물도 단점 갖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을 감소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시행하고 있으나, 재정과 시간적으로 역부족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유기동물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애초에 반려동물이 유기되지 않도록 분양받는 보호자의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보호자는 이미 자신이 분양 받으려는 반려동물의 장점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로 인해 보호자의 생활이 제약될 수도 있고, 반려동물도 단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을 한번 분양 받으면, 이를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가급적이면 분양받기 전 반려동물과 관련된 동호회나 서적 등을 통해 해당 동물의 습성, 수명, 행동방식 등에 대하여 조사할 것을 추천한다. 동물 카페 또는 체험장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반려동물을 분양 받는 행위는, 보호자나 반려동물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자녀들이 반려동물을 원하는 경우, 부모는 좀 더 고민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반려동물에 흥미를 잃게 되면, 전적으로 반려동물의 관리를 부모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변훈련·분리불안증 먼저 알아야

만약, 반려견을 분양받고 싶다면, 최소한 배변 훈련과 분리불안증에 대해서는 알고 있기를 바란다. 배변훈련이 안된 반려견은 아무 곳에서나 배변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보호자나 동거하는 가족에게 매우 곤란한 일이다. 분리불안증은 보호자가 직장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발생될 수 있다. 분리불안증의 가장 큰 문제는 소음으로, 장시간 지속되는 반려견의 짖음이나 우는 소리로 인해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도, 집에서 기르던 개가 분리불안증에 의한 소음이 심각하여, 재분양을 해야만 했다.

거리에 유기된 동물들은, 한 때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던 소중한 반려동물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감정들을 이러한 반려동물을 통해 채워왔다. 만일 당신이 아무런 책임의식 없이 가벼운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분양 받는다면, 앞으로도 거리로 버려지는 유기동물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 문제들은 결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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