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 강신유 지회장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 강신유 지회장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6.06.23 10:18
  • 호수 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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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860명 유공자 중 현재 410여명 남아
피 흘려 지킨 나라, 젊은이들이 바르게 살아주길...

▲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 서천군지회’ 강신유 지회장과 유공자들
오는 25일이면 동족상잔의 비극 6.25사변이 일어난 지 66주년이 된다. 흔히 기억하는 6.25는 이제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 군사 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기습적으로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한국에서의 전쟁’으로 ‘한국전쟁’으로 어학사전에 실리고 있다.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이 싸우게 된 비극적인 전쟁이면서, 아직까지 휴전선을 경계로 남·북이 60년 넘도록 대립과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 한민족에게 큰 손실을 가져온 가슴 아픈 전쟁이기도 하다.
지난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도 잠시, 남한과 북한이 대립하던 가운데 6월 25일 새벽 4시경 북한은 38도선 전 지역에서 남한을 향해 총공격을 감행했고 밀고 밀리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을 맺기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 전쟁으로 인해 남·북은 150만명의 사망자와 360만명의 부상자를 냈으며, 국토의 황화를 가져오게 됐다.
북한은 인구의 28.4%인 272만 명을 사망과 난민으로 잃었고, 남한은 133만 여명을 주로 사망자로 잃었는데 남한은 전체 인명 피해 중 50%가 민간인이고, 북한은 전체 인명피해 중 80% 이상이 민간인이었다니 얼마나 치열하고 참혹했던 전쟁이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서천군에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상당했다. 군에 따르면 처음 조사할 당시만 해도 사망자 이외에 생존자가 860여명이었지만 상당수의 유공자들이 노환이나 지병으로 별세하시고 현재 410여명의 참전유공자들이 서천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참전유공자 대부분 85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6.25참전유공자회가 얼마나 명맥을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지난 20일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 서천군지회’를 찾았다.
5평 남짓한 사무실에 7~8분의 참전유공자들이 세상사는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들어왔는데 이곳은 여생을 서로 의지하고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연락처 같은 곳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서천군지회의 지회장을 맡고 있는 강신유 지회장(90)이 찾아온 연유를 물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강신유 지회장에게 한국전쟁에 관해 질문을 건네자 66년 전의 일들을 자세히 들려주기 시작했다. 보통 60년 전의 일이라면 사진을 봐도 기억이 나지 않을 텐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이 생생한 듯했다.
강 지회장은 “내가 전쟁에 참전한 나이가 스물 세 살 때였을 거야. 서천에서 총 270명이 제주도에 있는 하사관 훈련소를 갔지. 근데 딱 5명 살아왔어 다행히 내 명줄이 길으니 죽을 고비 3번을 넘기고도 살아 남은겨. 여기 봐 총알이 나를 두 번 스쳐지나갔어”라며 팔뚝을 걷어 올리며 총상 자국을 가리켰다.

예전에는 굵은 핏줄이 서렸을 팔뚝이 지금은 아흔이 넘은 노인의 주름진 팔뚝으로 변했지만 그 당시 나라를 지켰다는 자긍심은 그대로 남아있는 듯 했다.
전쟁 당시 강 지회장의 임무는 21사단 수색중대에 근무했는데 적진에 들어가 적군 수와 동태를 살피면 재차 투입돼 확인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이어 그는 “내가 적진에 포위되어 3일 동안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바듯이 탈출하게 됐는데 아군의 암호가 바뀌면서 귀환도 못하고 되레 아군에게 총질을 당했어.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악착같은 마음으로 2일을 잠복해 있다 한탄강을 건너서 살아오게 됐지. 그때 나와 함께 전쟁을 치르던 전우들 대부분 세상을 떠났어”라며 잠시 그날의 악몽들을 회상하는 듯 눈을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후 강신유 회장은 헌병대 상사로 근무하다 1964년 11월에 제대했고 고향에서 백합양식에 이것저것 사업에 손을 댔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강신유 지회장은 “그래도 7남매를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운 것과 어촌계장으로 새마을지도자로 또 서천군수협 대의원으로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 행복하고 아흔이 넘도록 건강한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우리는 나라를 위해 싸우고도 30만원이라는 연금을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요즘 젊은 정치인들의 도적질에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 동지들이 피 흘려 지킨 나라인 만큼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바르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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