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광버스업 종사자들이 털어놓는 속내
■기고/관광버스업 종사자들이 털어놓는 속내
  • 송만호 / 충남전세버스협동조합 서천지사장
  • 승인 2016.07.27 16:16
  • 호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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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서 관광버스 사고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대형버스 추돌사고에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매체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버스 승무원 방모씨가 과거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고 그 후 다시 면허를 취득해 4개월 만에 일으킨 사고라 한다. 또 전날 밤 잠을 버스에서 잤다는 등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관광버스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승무원의 작은 부주의가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 비해 관광버스 운전종사자들의 순 소득은 70만원~120만원 정도에 불과해 봉사료 및 식당 등에서의 부수입으로 충당하곤 한다. 그리고 통학버스나 회사 통근버스 운행, 산악회 등은 봉사료가 없기 때문에 하루 수입이 5만원에 그친다. 그래서 서울 등 대도시에서 일하는 승무원은 더 힘이 들기도 한다.

하루 일과를 간단히 말해보자면, 05~06시 사이에 나와서 통근버스 운행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투어도 하고, 하루에 총 12~16시간을 일한다.
필자가 지역 모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다녀오던 때의 일이다. 승무원들의 식사와 숙소가 제공되지 않아 물어보니 학교측 얘기로는 승무원들은 저녁식사와 숙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승무원들이 서로 돈을 모아 잠과 식사를 해결한 적이 있다.

보통 계약을 할 때 거의 다 그렇게 한다. 선생님들은 학생의 안전을 외치면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지입 전세버스 사업자들은 그래도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승무원들은 일당 5만원에서 밥 사먹고 숙소비를 내면 얼마나 남겠는가. 이렇게 열악하게 일을 한다. 선진국에서는 일정 기간 운전을 하면 쉬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현실이다.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나뉘어 있어 성수기 때에는 쉴 새 없이 운전을 해야 한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운전이다. 그래야 고객은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술값은 깎지 않아도 버스 대절료는 싸게 계약을 하려 한다. 전세버스 사업자도 자금을 투자해서 운영하는데 과연 경비 빼고 하루에 얼마를 가져가야 되는가 묻고 싶다. 고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승무원들의 환경은 정말 열악하다.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입차들에게 서로 모여 조합을 설립하도록 길을 열어놓았다.

음주가무도 또한 문제이다. 우리 국민은 흥이 많은 민족이다. 법적으로는 술도 버스에 실으면 안된다. 음향은 더욱 안된다. 과연 일반 손님이나 기관단체에서 음향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은 버스를 불러줄는지 생각해보자.
봄철마다 버스를 대상으로 단속을 한다. 하지만 단속에 앞서 학교, 기관단체에 홍보와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전세버스 사업자들도 천만원 이상씩 들여서 조명, 음향 앰프를 설치하지 않고 고객의 안전을 위해 투자한다면 더욱 안전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객을 더 받기 위해 고객의 취향에 맞춰야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전세버스 사업자들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산업 또한 문제이다. 얼마 전 서천군군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여행사를 알아보니 타지역의 여행사로 다녀왔다. 필자는 이유가 궁금하여 군 담당자를 통해 알아보았다. 그는 서천 소재의 여행사는 가격이 비싸고 역량이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서천 지역의 여행사는 능력이 없어 타지역으로 향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담당자에게서 들은 서천 소재 여행사에 알아보니 견적을 의뢰받은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군의원님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외연수를 가면서 타지역 여행사를 갔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이다. 서천에서 여행업을 하는 대표들께 물어보면 타 지역 소재의 여행사를 통해 기관 및 단체들의 해외여행 투어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에서 지원받는 단체들도 타지역까지 찾아가서 계약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잘 사는 서천, 인구가 늘어나는 서천’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서천에 살고 서천에서 사업하는 분들은 서천이 좋아 사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지역과 면밀하게 비교해본 후 가격에서 많은 차이가 나지 않으면 지역 상권을 이용하는 것이 서천을 사랑하는 실천 방법이 될 것이다. 이같은 작은 것들이 모여 살기 좋은 서천을 가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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