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리 유적지, 백제시대 최대규모 목곽고 발굴
봉선리 유적지, 백제시대 최대규모 목곽고 발굴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6.08.23 23:34
  • 호수 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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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토기·고배·기대편 출토…“대규모 제사유적”
“해양 진출 금강 출구, 중요성 재조명 돼야…”

▲ 참나무로 만들고 나무로 바닥 판을 깐 목곽고
사적 제473호 시초면 봉선리 유적지에서 백제시대 최대 규모의 나무로 만든 창고인 목곽고(木槨庫)와 제사를 지낸 음식을 태운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도록 만든 요로(燎爐)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요로는 봉선리 유적 정상부 천제단일 가능성을 밝혀줄 단서로 추가 발굴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것이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요로는 패혈 정도가 낮고 지상화 된 구조가 아니어서 이곳이 상시적으로 제사를 지냈던 제사유적은 아닌 것으로 추정됐다.

▲ 요로를 설명중인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박순발 교수
이외에도 생활공간인 집터와 수혈유구, 석실분과 석관묘, 제의 공간인 대지조성 흔적, 구획시설 토축부도 발견됐다.

발굴조사를 진행해온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지난 17일 시초면사무소와 봉선리 유적지 등에서 가진 ‘봉선리 유적 발굴조사 최종용역보고회’에서 발굴 조사 결과 백제시대 지하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제시대 한성 말에서 웅진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 목곽고는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시대 목곽고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서해안 지역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봉선리 유적 목곽고는 3.5미터의 깊이에 참나무로 결구(結構:일정한 모양으로 얼개를 만드는 방식)한 지하저장시설로 가로 4.8m, 세로 4.6m 규모의 방형 구조로 기존에 발견된 목곽고보다 2배 가량 크다. 특히 다른 목곽고와 달리 8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있고 나무로 바닥 판을 깐 것이 특징이다.

▲ 출토유물
목곽고에서는 수혈유구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삼족토기, 기편, 고배 등 제사와 관련된 토기류와 밤, 복숭아, 박, 멧돼지 이빨, 포유류의 턱뼈와 다리뼈 등도 함께 출토돼 목곽고가 제사용기 등을 보관한 창고임을 알 수 있다.

장호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유적의 현황 및 출토유물로 볼 때, 백제시대 제사와 관련한 유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규모 제사유적이 서천에서 발견된 것은 백제시대 서천군이 바다를 향한 금강의 출구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어야 하고, 이를 계기로 해양강국 백제사 해양문화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봉선리 유적 정상부가 천제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던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박순발 교수는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요로는 “천제단일 가능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단서임에도 불구 요로의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이곳이 상시적으로 제사를 지냈던 제사유적은 아니다”면서 천제단 주변 등에 대한 추가적인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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