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진출 금강 출구, 중요성 재조명 돼야…”
요로는 봉선리 유적 정상부 천제단일 가능성을 밝혀줄 단서로 추가 발굴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것이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요로는 패혈 정도가 낮고 지상화 된 구조가 아니어서 이곳이 상시적으로 제사를 지냈던 제사유적은 아닌 것으로 추정됐다.
발굴조사를 진행해온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지난 17일 시초면사무소와 봉선리 유적지 등에서 가진 ‘봉선리 유적 발굴조사 최종용역보고회’에서 발굴 조사 결과 백제시대 지하 저장시설 중 최대 규모의 목곽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제시대 한성 말에서 웅진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 목곽고는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시대 목곽고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서해안 지역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봉선리 유적 목곽고는 3.5미터의 깊이에 참나무로 결구(結構:일정한 모양으로 얼개를 만드는 방식)한 지하저장시설로 가로 4.8m, 세로 4.6m 규모의 방형 구조로 기존에 발견된 목곽고보다 2배 가량 크다. 특히 다른 목곽고와 달리 8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있고 나무로 바닥 판을 깐 것이 특징이다.
장호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유적의 현황 및 출토유물로 볼 때, 백제시대 제사와 관련한 유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규모 제사유적이 서천에서 발견된 것은 백제시대 서천군이 바다를 향한 금강의 출구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어야 하고, 이를 계기로 해양강국 백제사 해양문화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봉선리 유적 정상부가 천제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던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박순발 교수는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요로는 “천제단일 가능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단서임에도 불구 요로의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이곳이 상시적으로 제사를 지냈던 제사유적은 아니다”면서 천제단 주변 등에 대한 추가적인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