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귀농·귀촌의 올바른 방향을 찾다(5)로컬푸드 일번지, 완주군의 귀농정책
■기획취재/귀농·귀촌의 올바른 방향을 찾다(5)로컬푸드 일번지, 완주군의 귀농정책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6.08.24 16:54
  • 호수 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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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정책으로 인구유입 나선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귀농인에게 큰 도움

옛말에 ‘사람은 성공하려면 서울로 가라’했지만 요즘은 물질적인 성공을 뒤로한 채 내 삶을 찾고 가족의 행복을 위해 농촌으로 귀향하는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정부 또한 수도권의 인구 밀집을 해소하고 농촌인구의 증가를 위해 귀농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현실에서 각 지자체들이 도시민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귀농1번지로 도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서천군이 이제는 타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지원정책들을 내놓으면서 귀농1번지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약한 서천군이 귀농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혜안을 찾고 귀농·귀촌인들이 제2의 고향인 서천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이 기획취재는 충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귀농정책 앞서가는, 완주군

▲ 완주 로컬푸드 가공센터를 찾아 제품을 생산하는 농민
로컬푸드의 고장, 전북 완주군은 전주시와 익산시에 인접해 있는 배후도시로 면적 821.04㎢에 인구는 9만5496명(2016년 6월 기준)이며 용진읍을 중심으로 봉동읍과 삼례읍, 운주면, 화산면, 경천면, 비봉면, 고산면, 동상면, 소양면 상관면, 이서면, 구이면으로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다. 대둔산과 모악산 등 도립공원과 구이면 덕천리 지석묘군을 비롯해 원덕리 지석묘 등 유물·유적이 많아 관광지로의 개발 잠재력도 갖고 있지만 농업인구가 3만 여명(전체인구의 31%)이고 농경지 또한 8889ha로 전체면적의 31%를 차지하는 등 농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타 지자체의 경우 대도시가 인접해 있을 경우 문화, 교육, 지역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보는 것과 달리 전주시와 익산시의 배후도시이면서 인구가 증가하는 전북의 유일한 지자체로 평가받고 있다.완주군은 지난 2006년에는 8만3199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8만5119명, 2014년(6월말 기준) 8만8029명, 올해 6월을 기준해 9만549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증가하는 요인으로 봉동읍을 중심으로 한 기업유치, 이서 혁신도시 조성도 있지만 귀농·귀촌인의 유입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완주군의 귀농·귀촌 인구증가를 살펴보면 2009년 79세대(114명), 2010년 85세대(132명), 2011년 121세대(182명), 2012년 151세대(251명), 2013년 530세대(1173명), 2014년 898세대(1922명), 2015년 4597세대(7059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 이들 귀농·귀촌인들의 연령대를 조사한 결과 30대 이하가 49.4%, 40대 18.3%, 50대 이상이 17.9%로 청·장년층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완주군이 인구유입과 함께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젊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일찍부터 귀농·귀촌지원사업에 적극 투자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정착 위해 다양한 사업 추진

도시민들이 귀농·귀촌하는 이유는 조용한 전원생활이 31.4%, 도시생활에 대한 회의감 24.8%, 은퇴 후 여가생활 24.3%, 새 일자리나 농업 관련사업을 위해서가 22.2%를 차지했다. 반면 귀농귀촌을 꺼리는 이유는 여유자금 부족이 47.9%, 영농기술습득의 어려움 27.4%, 농지구입의 어려움이 25.5%를 차지했다고 한다. 귀농·귀촌인들 중 청·장년층은 농업을 통한 경제활동과 자녀들의 교육여건이 우선 시 되고 퇴직자들이 주를 이루는 귀촌인은 조용한 전원생활과 문화 활동, 복지, 의료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완주군은 전주시와 익산시의 배후도시로 교육과 의료, 문화생활에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고 과수나 채소, 특용작물, 축산 등 다양한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귀농·귀촌일번지’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 힘입어 일찍이 귀농·귀촌정책을 펼치고 있는 완주군은 도시민 유치사업으로 귀농·귀촌인 네트워크 활성화지원을 비롯해 지역사회 재능기부, 인턴십 지원, 예비 귀농인 팜투어 지원, 행복한 둥지조성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들이 완주군에 정착할 경우 960만원(200평 기준)의 소규모비닐하우스 지원을 비롯해 주택 신축매입비(500만원), 농지매입 임차비(250만원), 자녀학자금(200만원), 출산장려금(2째 120만원, 3째부터 600만원), 이사비(50만원), 교육훈련비(30만원)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삼례문화예술촌’을 중심(50여명)으로 청년귀촌캠프나 청년인턴십, 귀농·귀촌문화장터 등을 운영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소규모 농사를 통해 ‘완주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을 도와 고정소득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마을공동체 사업(61개소)과 지역공동체 육성(40개소) 등으로 농촌형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들의 역 귀농을 막기 위해서 지속적인 농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와 SNS 등을 통한 온라인직거래 교육, 귀농인들과 원주민들이 귀농·귀촌인 환영행사, 읍·면별 지역주민과 귀농·귀촌인 화합 나눔 행사 등을 운영하며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있다.

‘로컬푸드 일번지’ 완주군

완주군은 ‘로컬푸드 일번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은 우선 중·소농의 농산물의 판로확보와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 환경보전, 지역경제 활성화로 볼 수 있다.

▲ 전주시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 모습
현재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은 1호점인 용진농협직매장을 중심으로 전주시 효자동 직매장, 모악산 직매장, 하가지구 직매장, 봉동읍 직매장, 혁신도시 직매장으로 나뉘고 있고 각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에 가입을 위해서는 조합원 여건을 갖춘 후 기본교육을 이수하고 농약잔류검사와 함께 완주로컬푸드 인증을 받으면 출하가 가능하다. 직매장을 통해 지역 농민들은 물론 초보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판로를 돕고 있는데 직매장을 통해 3000여 농가가 한달 평균 15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완주군이 마련한 전주시 효자동 직매장을 찾았을 때 완주군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과일, 가공식품 등 400여 품목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컬푸드 직매장 관계자는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산품들은 평균 20% 정도 저렴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한다”며 “이러한 믿음으로 효자동직매장에서만 하루 평균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완주군, ‘로컬푸드 가공센터’

완주군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더불어 거점농민 가공센터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2012년에 완주군이 12억 8000여만 원을 들여 고산면 삼기리에 1호점을 운영하게 됐고 지난해에도 12억여 원을 투입해 구의면 원기리에 2호점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농민들이 구입하기 힘든 금속탐지기를 비롯해 회전국솥, 진공포장기, 분쇄기, 추출기 등 고가의 장비들이 마련돼 있다. 완주군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지만 ‘농식품 가공·창업아카데미’에 참여해 기본과정과 선택과정을 수료해야만 한다. 이곳은 반찬가공실과 습식 가공실, 건식 가공실, 제빵실로 나뉘어 운영되고 ‘농가의 부엌 영농조합법인’과 ‘로컬푸드 가공식품 생산자협동조합’, ‘줌마뜨레 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다. 이들 단체가 만들어 낸 가공식품은 전량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 매장 수수료 10%와 부가가치세 10%, 가공센터 사용료 3%를 더해 23%를 낸 나머지 77%가 농가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가공센터 관계자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가공식품은 직매장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며 “지난 2014년에는 5억7000여만원 지난 2015년에는 6억 5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며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로 꿈을 이룬 정찬정, 이선미 부부

▲ 귀농인 이선미씨가 스마트폰으로 판매량을 확인하는 모습
현재 친환경 농법으로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정찬정(47), 이선미(47) 부부는 4년 전 농사를 짓기 위해 전주시에 거주하다 다시 고향땅을 밟았다. 이선미씨는 “처음 부업으로 오골계농장을 운영하면서 유정란을 팔게 됐는데 한해 20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 후 회사를 관두고 농사에 뛰어들었다”며 “몸은 좀 고되지만 내 삶을 찾은 것에 대해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부부는 시설재배를 통해 어린잎채소나 도라지, 황귀, 양배추 등 계절 별로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일손이 많이 가지만 납품을 위해 친환경농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비결이다.

1년 내내 쉬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원동력은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을 통해 전량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이들 농민들은 자신이 납품한 농산물의 판매현황을 문자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판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지난해 판매량을 살펴보고 홍수출하를 막기 위해 물량을 조절하는 한편 농민들과 정보교환을 통해 생산품목까지 조정해 주고 있다.또 ‘완주군농업기술센터’는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의 잔류농약검사를 통해 친환경인증마크를 달아주고 지역농협은 포장지 제공과 판매를 돕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기획생산팀의 이옥근 과장의 말처럼 “열심히 농사만 지어라 품질만 좋으면 얼마든지 팔아주겠다”는 확신이 지역 농민들과 초보 귀농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완주군 행복멘토단’ 회원인 이선미씨는 “요즘 농협이 자신들의 이익만 채우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완주군과 지역농협은 농민을 위해 적극 돕고 있다”며 “귀농귀촌을 희망한다면 완주군에서 그 꿈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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