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09.08 09:36
  • 호수 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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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자원봉사센터 야학 ‘늘푸른배움터’, 12회 졸업식 열려
중등과정-김용자·최명섭, 고등과정-윤진옥·유재금·이희자·허귀순

▲ 늘푸른배움터 교사들과 졸업생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서천군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만학의 기회를 얻은 야학 ‘늘푸른배움터’ 학생 6명이 중등과정과 고등과정을 마치고 지난 3일, 문예의전당 소강당에서 소중한 졸업장을 가슴에 안았다.
이날 졸업식에는 노박래 군수를 비롯해 구창완 자원봉사센터장, 졸업생 및 가족과 재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 지난 8월 검정고시에 합격한 중등 2명, 고등 4명 등 총 6명의 졸업식을 열게 됐다.
‘늘푸른배움터’를 졸업하게 된 주인공들은 중등과정 김용자씨와 최명섭씨, 고등과정 윤진옥, 유재금, 이희자, 허귀순씨다.

이들 졸업생 대부분은 가정의 형편으로 또는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배움의 때를 놓친 이들이다.
그리고 뒤늦은 나이에 정규교육이 아닌 야학 ‘늘푸른배움터’를 통해 소중한 졸업장을 받게 됐다.
자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졸업장을 받는 순간 소중한 보물처럼 가슴에 꼭 껴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수년 간 지도해 준 스승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 중학교 졸업, 김용자씨
<중학교 졸업, 김용자씨>
우선 중학교 과정을 마친 김용자씨는 6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김용자씨는 입학 1년 만에 중학교 과정을 마쳤고 용기를 내어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
김용자씨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니지만 내 자신에게는 소중한 졸업장”이라며 “야학을 다니는 동안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주 나와서 봉사하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인데 선생님들의 의지가 참 대단하다”며 “그 고마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졸업, 최명섭씨>
또 김용자씨와 함께 중학교를 졸업한 최명섭씨는 올해 일흔이라는 나이를 극복하고 열심히 노력해 중학교 과정 졸업장을 받게 됐다.
최명섭씨는 일찍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16살 때부터 홀어머니와 함께 4남매를 돌보는 가장으로 이후 한

▲ 중학교 졸업, 최명섭씨
집안의 아버지로 살아오다 늦은 나이에 ‘늘푸른배움터’를 찾아 만학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한다.
최명섭씨는 “야학을 다니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고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도전할 생각”이라며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선생님들과 직원들 그리고 내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윤진옥씨>
이번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윤진옥씨는 6년간의 노력 끝에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딸은 배우면 안된다”는 아버지의 완고한 고집 때문에 중학교를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2013년에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1문제 차이로 떨어지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윤진옥씨는 “공부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와 관련한 대학에도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등학교 졸업, 유재금씨
<고등학교 졸업, 유재금씨>
어릴 적 할아버지가 마을 훈장이셨지만 “여자는 글을 배우면 안 된다”는 고집 때문에 할아버지 몰래 학교 담을 넘어 바듯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유재금씨는 중학교 졸업장을 받았을 때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부단한 노력 끝에 이번에 고등학교 졸업장까지 받게 됐다.
할아버지의 완고한 고집과 동생들의 뒷바라지, 내 자식들은 대학까지 보내야한다는 욕심으로 억척같이 살아왔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배움의 기회, ‘서천자원봉사센터’의 ‘늘푸른배움터’가 그 길을 안내했다.
유재금씨는 “학벌 때문에 늘 창피해 야학을 몰래 다니기도 했는데 졸업장을 받고 보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며 “부족한 나를 이끌어 준 센터 직원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친 이희자씨 또한 “늦은 나이에 배움의 기회를 준 서천군자원봉사센터와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우리를 위해 수년 간 봉사해주신 선생님들의 고마움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 고등학교 졸업, 윤진옥씨
<고등학교 졸업, 허귀순씨>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한 번에 통과한 허귀순씨는 독일에 있는 손자와 메일이라도 주고받고 싶은 마음에 ‘늘푸른배움터’를 찾았다고 한다.
‘늘푸른배움터’에서는 중등과정과 고등과정을 한 번에 합격하면 ‘박사님’이라는 애칭이 붙는다. 그만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남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허귀순씨는 서천군자원봉사센터에 우연히 들렸다가 ‘늘푸른배움터’라는 야학이 운영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입학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허귀순씨는 “오랫동안 공부를 안 해서 힘들었는데 선생님들이 열심히 지도해 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며 “그동안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해주신 선생님들 밤늦도록 나를 기다려준 남편에게 오늘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 고등학교 졸업, 허귀순씨
한편 지난 2004년 개설된 이래 17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늘푸른배움터’는 현재 충남도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야학으로 한글과정과 중등과정, 고등과정의 배움을 희망하는 이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늘푸른배움터’의 수업료는 전액 무료로 학생모집, 수업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 및 궁금한 사항은 서천터미널 맞은편 2층 ‘늘푸른배움터’(041-952-0941)로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김장환 프리랜서>
kim@newss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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