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익는 마을, ‘월산리 영농조합법인’
떡익는 마을, ‘월산리 영농조합법인’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6.09.13 17:23
  • 호수 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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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송편 판매, 일자리 창출·주민소득으로 이어져

 

   
 
   
▲ 모시송편을 만드는 월산리 주민들
‘추석’ 말만 들어도 우리들 마음은 풍요롭다.
이발소에는 머리를 깎기 위해 손님들이 늘어선 풍경이 있었고 떡쌀을 찧기 위해 방앗간 기계는 하루 종일 딸~딸~딸~딸 소리를 내면 온 마을에는 구수한 향기로 진동했다.
어머니가 송편을 만들기 위해 떡쌀을 반죽하면 가족들 모두 모여 누가 예쁜 송편을 빚는지 내기하던 재미가 쏠쏠 했다.

다 빚으면 어머니는 바닥에 솔잎을 깔고 그 위에 송편을 올린 후 푹~쪄내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왜 추석이면 송편을 만들어야 하는지? 익힐 때 솔잎을 깔아야하는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맛나게 먹고 배부르면 그것으로 송편을 빚은 의미를 찾으면 됐으니까!

지금 아이가 “엄마 송편은 왜 만들어? 왜 반달모양으로 만들어?” 물어보면 참 난감하다.
송편은 처음 소나무 송자와 떡 병을 써서 송병(松餠)이라 불리다 시간이 흐르면서 송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왜 하필 반달모양일까? 그 유래는 백제 의자왕 때 궁궐의 땅 속에서 거북이가 올라 왔는데 등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 쓰여 있어 그 이유를 점술가에게 묻자 “백제는 만월이라 이제부터 기울게 될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라 앞으로 차차 커져 만월이 될 것”이라 예언했다고 한다.

이후에 신라는 삼국통일을 하게 되었고 달을 숭배하는 마음으로 달의 모양을 본뜬 송편을 빚어 먹었다고 한다.
또 송편을 익힐 때 솔잎을 까는 이유는 솔잎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가 각종 유해한 세균을 없애주고 부패를 막아준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각 지방마다 소로 감자나 호박, 팥, 어린 새순 등을 넣기도 한다는데 모시가 자라는 충남이나 전라도 경상도에서는 일찍이 모싯잎을 이용해 모시송편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각 가정마다 송편 만드는 풍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들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냉동된 송편이 만들어져 있으니 돈 주고 필요한 만큼 사가서 그냥 찌기만하면 된다.
그 역할을 지금은 공장에서나 볼 수 있다.
군이 ‘입는 모시에서 먹는 모시’로 모시세계화에 나서면서 한산모시로 유명한 한산면을 포함해 서천 전역에서 모시송편을 제조해 판매하는 공장이 30여 곳에 달한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 5일 월산리에 있는 ‘서천 달고개 모시마을 월산리 영농조합법인’을 찾아 모시송편을 만드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 보았다.
기계를 통해 떡이 만들어지면 손으로 반달모양을 만드시는 할머니들을 비롯해 떡을 찌는 아주머니, 개수에 맞춰 예쁘게 포장하는 아주머니들까지 손놀림이 분주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시송편은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나 서울시공무원연수원, 생태원판매점, 특산품홍보관 등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특히 추석을 앞두면 관공서나 단체 교회 등에서 주문이 폭주해 마을 어르신들이 2교대로 돌아가며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니 한산모시송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월산영농조합법인 양생규 사무장은 “1년 매출이 약 3억 5000만 원 정도인데 70%가까이가 추석 전에 판매되고 있다”며 “송편 판매를 통해 수입을 올리면 마을 어르신들에게 임금도 드리고 출자금도 나눠드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모시송편을 만드는 제조공장이 많아져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마을 어르신들이 송편을 만들면서 건강하시고 일자리도 이어오고 있다”며 “꾸준한 마을사업으로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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