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폭넓게 귀를 열자
군정, 폭넓게 귀를 열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6.10.12 15:50
  • 호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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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서천이 1999년 10월 11일 창간호를 내며 창간사를 통해 지역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선언을 한지 17년이 지났다.

그동안 서천군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를 이끈 축은 다름아닌 개발성장주의였다. 이 땅에서는 서구 유럽에 200여년에 걸쳐 달성한 산업화를 1970년도 이후 약 40여년 동안에 압축해서 달성했다.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정신적으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이 허물어지고 삶의 틀이 크게 바뀌어 물질만을 숭상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서천군은 이러한 추세에 덜 받으면서 전통적인 미덕이 아직도 살아있는 고장이다. 전국에서도 높은 인구의 고령화율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인류 보편의 아름다운 미덕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를 높이 평가한 귀농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개발성장주의 정책이 낳은 폐단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드러났다. 이젠 새로운 삶의 방식과 틀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서천에서도 이를 모색하기 위한 인문학 강좌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노령층의 비중이 큰 서천에서 이를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이끌고 나아갈 세대에게는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 한다면 군 살림을 이끌어가는 집행부의 생각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살림을 이끌어야 할 공무원들의 의식이 ‘일신우일신’ 해야 하겠지만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해야 하는 단체장의 역할은 더욱 크다. 단체장의 철학과 사고는 그대로 공무원들의 실천적 행동 양식에 영향을 미친다.

노박래 군수가 취임한 이후 반환점을 돌은 지 4개월째이다. 이제 중간 점검을 하고 나머지 임기는 어떻게 수행해야할지를 심각하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최근 서천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안들을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 차기 재선을 위한 행보라는 평이 주민들 사이에서 스스럼없이 나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군수는 투철한 철학을 바탕으로 명쾌한 비전을 군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점을 보기 어렵다. 아직도 장항국가산단 기업유치가 군정 목표이다. 이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했다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다.

최근 일고 있는 군 청사 이전문제도 그렇다. 지난 5일에 있었던 공청회를 보면 읍성과 함께 가는 청사를 위한 억지 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함께 호흡하겠다는 자세로 폭넓게 귀를 연다면 전통적인 미덕이 살아있는 군민들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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