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준우승, 한예지·임진실·김지원 선수
값진 준우승, 한예지·임진실·김지원 선수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6.10.12 16:56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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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여고 팀, 세팍타크로 전국체전 준우승 자치
명문고 맥 잇고 국가대표 되는 것이 우리의 꿈

 

▲ 준우승을 차지한 한예지·임진실·김지원 선수와 김경규 감독
▲ 여고부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서천여고 선수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크리스티 매튜슨-
스포츠에서 가장 값진 것은 금메달, 또는 우승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도 아니고 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해도 단 한 번의 도전으로 값진 승리를 얻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없는 도전과 패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이를 거울삼아 경험을 키우며 인성을 기르는 것, 패자를 위해 승리를 겸손으로 대하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일 것이다.
서천여고 세팍타크로 선수들이 흘린 눈물도 성공의 씨앗이라면 그 또한 행복한 패배였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지난 9일, 전국체전이 충남에서 치러지면서 세팍타크로 여고부 결승 경기가 서천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게 됐다. 대회전까지만 해도 여고부 우승은 서천여고의 차지나 다름없었다.
올해 세팍타크로 전국 4개 대회에 출전해 더블과 레구에서 우승을 휩쓸었으니 어떤 이들은 “전국체전 우승은 서천여고의 것”이라며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 400여명이 체육관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며 서천여고 선수들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처음 예상대로 전남대표인 순천전자고를 맞아 1세트를 따내며 우승을 예감했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것은 2세트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순천전자고 선수들은 당연히 질 것이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하는 반면 서천여고 선수들은 조급한 마음으로 경기를 서두르며 수비불안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끝내 상황은 역전되지 않았고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내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기를 뛰었던 한예지(3학년), 임진실(3학년), 김지원(1학년) 선수 모두 서천국민체육센터 마룻바닥에 눈물을 떨어뜨렸고 그동안 고생을 함께했던 안순옥 코치도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선배들도 눈물을 닦아주며 “잘했다 열심히 했다”며 위로하는 등 후배들을 다독였다. 다음날 서천여고체육관을 찾았을 때 예상과 달리 환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예지 임진실, 김지원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어제 경기와 관련해 한예지 선수는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는데 역전패해서 많이 속상했다”며 “1세트를 따고 여유 있게 경기에 임한 것이 수비불안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브를 맡았던 임진실 학생은 “그동안 우승만 해오다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지면서 느낀 게 많다”며 “앞으로 몸 관리를 잘하고 더욱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예지 선수에게 특히 좋아하는 선배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 좋은데 우리들에게 다가와 위로해준 김이슬 선배가 가장 좋다”며 “선배같이 잘하는 선수가 되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예지 선수는 “선배들 모두 동생들에게 잘해줘서 누가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선배들이 잘하는 만큼 더욱 노력해 선배들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두 선수 모두 전국체전 결승전 패배를 거울삼아 더욱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과 선배들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값진 선물을 받은 것이다.
이날 언니들과 호흡을 맞췄던 막내 김지원 선수는 “그동안 선배들이 일군 세팍타크로 명문고의 위상이 너무 부담된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훈련해 뒤지지 않는 후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들의 눈물을 지켜본 김경규 감독은 “전국체전도 무난한 우승으로 내다봤는데 어린 학생들이 고향에서 치러지는 큰 대회가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좀 더 분발해 세팍타크로 명문고의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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