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을’ 뒤바뀐 원광대서천병원 계약
‘갑’ ’을’ 뒤바뀐 원광대서천병원 계약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10.26 19:07
  • 호수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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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원대병원측에 진료과목 추가 수익보장
“성급하게 서두를 일 아니다” 목소리 높아

서천군이 원광대학병원에 부속 서천병원 건립 대가로 건립비용까지 부담키로 하는 등 퍼주기식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혈세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성급하게 계약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사실은 집행부가 제251회 임시회에 제출한 ‘서천군응급의료기관 건립 운영 계약 동의안’을 통해 드러났다. 해당 동의안은 251회 임시회 개회 첫날인 지난 18일 소관상임위원회인 총무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상정, 원안가결되어 28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돼 의결될 전망이다.

군이 원광대병원과 맺은 서천병원 건립 운영 계약 동의안은 결론적으로 ‘갑’과 ‘을’이 뒤바뀐, 응급병원 유치에 목을 맨 서천군의 약점(?)을 이용한 원광대병원측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맺은, 군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계약으로 ‘혈세낭비’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엠오유(MOU) 체결 당시 원광대병원이 자비로 건립한 후 군에 기부체납키로 했던 병원(부지 5540㎡, 연면적 2138㎡ 2층 규모에 45병상) 건립비용(34억7000만원)을 군이 10년간 운영비와 함께 분할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군은 원대병원측에 적자보전을 위해 진료과목을 추가해주고 수익이 날 경우 운영비 지원과 상계처리하거나 병원시설과 의료장비 구입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노찬 의원은 “군이 병원건축비용을 부담하고 원대측에 수익성 보장을 위한 진료과목을 추가해주기로 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관내 동종과목의 소규모 병·의원 운영난 가중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동준 의원은 “사설병원에 부지를 제공하고 건축비용을 다 물어주고 기부체납 받고 운영적자를 지자체가 부담해주는 사례는 서천군이 유일한 것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건축비 지원과 의료과목 추가는 지역경제에 득보다 실이 많은 만큼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막대한 군민 혈세가 투입되는 원대병원 부속 서천병원 계약을 서둘러 처리하기 보다는 신중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강선 서천참여시민모임대표는 “원대부속 서천병원 건립시 가장 많은 군비가 투입되는 건축비 부담 주체가 원대에서 군으로 바뀐 만큼 이번 임시회에서 서둘러 통과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어 “주민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응급실 설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보건복지부등이 제시한 평균 병원운영 수지 예상분석 대신 전문가가 산정한 정확한 산출내역을 토대로 계약을 해야 군민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 김 아무개씨는 “이번 원대병원부속서천병원 계약과정에서 득실을 따져봤을 때 군은 군민의 의료복지 향상을 가장한 단체장의 차기 선거에서의 실적쌓기란 명분을 얻은 반면 원대입장에서는 무혈입성한 점령군이자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혈세낭비 자초하는 서천병원 계약은 원점에서 재협상해 처리하는 것이 순리”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동준 의원은 원대부속 서천병원 개원이 서천지역 주민들이 갖는 기대만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의료혜택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교수급 전문의를 배치하겠다고 하지만 중증환자는 20분 거리에 있는 동군산이나 군산의료원 이용을 차단하고 본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하는 거점 병원 역할에 국한된다”면서 결과적으로 서천병원은 과거 응급실로 지정 운영됐던 금강병원의 경우처럼 돈 안되고 의료수가가 낮은 환자, 경증의 환자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의원은 28일 본회의에 원대병원 부속 서천병원 계약 동의안의 부당성 등에 대해 문제제기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보건소 박종덕 보건행정팀장은 뉴스서천과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건축비 등 부담 문제를 두고 꾸준히 협상을 해온 결과”라며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이익이 발생할 경우 병원 시설 보강 등에 재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월 초 MOU협약을 체결할 때에 군은 “원광대는 병원 신축예산(34억7000만원) 및 장비 구입비(7억2600만원) 등 총 41억 9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병원 준공 즉시 서천군에 기부체납하고 서천군은 일정기간(최장 20년) 사용, 수익 허가 및 적자 발생 시 운영비용을 보전해 준다.”고 밝혔었다.
 서천군은 지난해 10월 제정된 서천군응급의료지원조례 등을 근거로 적자운영 시에는 공인회계사 등의 평가를 통해 군 예산을 병원 운영비로 지원해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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