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전 해안 펄갯벌로 진행…도요새 먹이 감소로 이어져
밀물 때 물러나 안전하게 쉴 공간 사라져…보호대책 ‘전무’
밀물 때 물러나 안전하게 쉴 공간 사라져…보호대책 ‘전무’
모래펄 갯벌에서 펄갯벌로 진행중
군산시 해망동이 본래 군산시 서쪽 육지의 끝이었다. 그러나 군산산업단지와 군장산업단지 조성(2002년 완공)으로 바다를 ㄷ자 형태로 메우며 비응도까지 매립했다. 그 길이는 13km에 달한다. 이같은 금강하구의 개조로 서천군 연안은 큰 만(灣)이 되었다. 여기에 1991년 금강하굿둑이 생기며 강과 바다가 남남이 되자 서천군 연안에 급격히 토사가 쌓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북 방파제 3km와 남방파제 850m는 토사퇴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진펄이 쌓여 백사장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음은 마을 주민 이상식씨의 증언이다.
“지금은 토사가 많이 쌓였다. 가슴 높이 만큼은 쌓였다. 하굿둑, 북측도류제 들어서면서 조류가 느려져 쌓인 것이다. 그러면서 고기도 안잡힌다. 조개만 캐가지고는 못산다. 조개는 아녀자들 부수입 정도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빨리 막아서 공장 지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 나갔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갯벌 매립을 찬성했던 것이다.”
판교천이 유입되는 장구만은 맛살이 버글버글했다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장구리에서 만난 마을 이장 임창실씨는 “옛날에 갈코, 맛살개를 저금통장이라 했다. 그것만 있으면 먹고 살았다. 결국 장구만이 사람들 먹여 살린 것이다. 장구만에 맛살이 지천이었다. 맛살 뿐만이 아니다. 백합, 바지락, 동죽, 꼬막이 버글버글했다. 가산여라고 갈목 앞에 여가 있는데 경운기 타고 거기까지 가서 바우지(민꽃게), 굴, 꼬막 등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하굿둑 막고 새만금 막으면서 바다가 급속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뻘이 차올라 더 이상 갯것들이 살지 않는다. 한 때 칠게를 잡아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바다에 가지 않는다.
이같은 토사 퇴적은 서천군 연안 전역에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사리 해안, 장포리 해안, 도둔리 해안에 이르기까지 토사가 쌓이며 펄갯벌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서천,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충남연구원의 정옥식 박사는 “2013년 한국 내 이동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유부도-장항 해안-금강하구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가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강 하구 부근이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밝혀진 것이다.
또한 서천을 찾는 이동조류 가운데에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개리, 가창오리, 검은머리갈매기,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큰기러기, 큰고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의 중요서식지로 조사됐다.
여기에 만조시 물러나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밀물 때 육지쪽으로 밀려나다 더 이상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유부도나 소죽도 등 무인도까지 힘든 비행을 하는 도요새 무리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여기에 은폐물 부재나 해안 제방의 사람 통행 등으로 도요새들은 크게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도요새 등 철새도래지로서 금강하구는 매우 중요하지만 당국의 보호대책은 전무한 형편이다. 오히려 철새들을 내쫓는 해안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서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