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서천갯벌과 도요새/(6)호주 헌터강 하구 재자연화①
■기획취재/서천갯벌과 도요새/(6)호주 헌터강 하구 재자연화①
  • 뉴캐슬/허정균 고종만 기자
  • 승인 2016.11.30 17:02
  • 호수 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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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산업도시 헌터강 하구, 산업화가 불러온 오염
1992년 기수역 복원 착수…역간척·물새 서식환경으로 되돌려

나그네새인 도요새는 여름에 시베리아 아무르강 유역이나 알래스카에서 산란을 한 뒤 겨울이면 남반구인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월동을 한다. 이동 중에 한국의 서해갯벌에 들러 1, 2개월 정도 머문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10일부터 3일간 도요새의 월동지 가운데 한 곳인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주 뉴캐슬에 있는 헌터강 하구를 방문해 하구갯벌 재자연화 현장을 살펴보았다.<편집자>

▲ 헌터강 하구 지도

◇헌터강과 산업도시 뉴캐슬

오세아니아 대륙의 동남 해안을 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호주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크며 인구도 가장 많다. 80만9000㎢의 면적에(남한 면적의 약 8배) 인구는 750만 명이며 주도는 시드니이다.
헌터강은 호주 동부 고지인 로열레인지 산에서 발원하여 남동쪽으로 462km를 흘러 시드니 북쪽 약 100km에 있는 뉴캐슬에서 태즈먼해로 흘러들어간다.

인구 25만의 뉴캐슬은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최대 항구도시로 주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이 발달했다. 초기 방문자들에 의해 발견된 석탄 광맥은 1800년경부처 채굴되기 시작했다. 주요 석탄 광산은 싱글턴-머스웰브룩-던먼으로 이어지는 ‘삼각지대’에 있으며, 세스녹과 메이틀랜드 사이에 있는 강 하류의 탄광들이 뉴캐슬 철강산업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지역에  6개의 주요 화력발전소가 있으며 2개의 대규모 알미늄 제련공장이 있다. 또한 농업도 성행하여 여러 농작물도 재배된다. 상류 유역에서는 소·양·말이 방목되고 중류와 하류의 평야지대에서는 가금류를 포함한 목축과 사료작물,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우기와 건기가 뚜렷해 강 수위가 심하게 변동되어 항해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으나 강 유역으로는 철도와 시드니와 연결되는 뉴잉글랜드·퍼시픽 간선도로가 나 있다.

◇헌터강 하구 개발 역사

▲ 헌터강 하구. 복원한 염습지에 도요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는 모습. 강 건너 산업단지의 공장이 보인다.
헌터강 하구는 삼각주로 되어 있다.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와 비슷한 환경이다. 삼각주는 4개의 섬(모스퀴토섬, 애쉬섬, 뎀프시섬, 월시섬)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모두 합해 ‘쿠라갱 습지(Kooragang Wetlands)’로 불리며 ‘헌터강 습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헌터강 하구의 조수간만의 차는 보토 2m 정도이며 연중 최고인 11월 중에도 250cm를 넘지 않는다. 강 하구로 조수가 오르내리며 넓은 기수역과 갯벌을 형성해 생산력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1791년 이곳을 방문한 죄수들에 의해 콜 강이라 불리다가 1795~1800년 식민지 총독을 지낸 존 헌터의 이름을 따서 현재의 지명으로 바뀌었다. 영국인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이전에 수천년 동안 워리미족과 아와바칼족이 헌터강 하구에서 물고기를 잡고 사냥을 하며 도요새 등 물새들과 함께 살아왔다.

영국인들이 정착한 지 20년이 안되어 강 하구 지역의 측백나무 숲과 물푸레나무 숲이 사라졌다. 1927년에 기업가인 AW스코트가 애쉬섬의 개발 허가를 얻었는데 그는 이곳에 오렌지 나무를 심고 목축용지로 개발했다. 1860년대에 이미 17곳의 낙농제품 생산업체와 55세대가 이 섬에 살게 되었으며 학교가 들어서기도 했다. 1955년 대홍수로 헌터강 하구가 범람하여 건물과 농업 시설 전체가 물에 잠겼다. 이후 주 정부는 애쉬섬의 모든 시설을 철거하고 주 소유로 했으며 목초지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19세기 말엽부터 헌터강 하구는 산업용지로 바뀌어갔다. 헌터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석탄이 이곳 하구에 있는 항구로 몰려들었다. 이러한 석탄을 기반으로 철강공업이 발달했다. 1960년대에 이르러 헌터강 하구의 4개의 섬은 하나로 통합 관리되며 ‘쿠라갱섬(Kooragang Islands)’으로 이름붙였다.

◇쿠라갱 습지 복원사업

1970년대에 들어 헌터강 하구의 오염문제 심각해지면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인 하구갯벌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1983년 쿠라갱섬의 북동부 일부가 분리되어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1984년에 람사를 습지로 지정됐다. 1992년에 타당성조사가 실시되었으며 이는 ‘쿠라갱 습지 복원사업(Kooragang Wetlands Rehabilitation Projects)’의 기초가 됐다.

▲ 헌터강 하구의 큰뒷부리도요 무리
이에 따라 쿠라갱 섬으로 다시 물길을 내 강물을 끌어들이고 물새들의 먹이 활동을 위해 망그로브 숲을 제거하며 갯벌을 복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강하구 복원사업은 삼각주인 쿠라갱 섬에 그치지 않고 본래 조수가 드나들던 헥샘 지역의 간척지를 주 정부가 다시 사들여 습지로 복원하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 복원한 염습지에서 알락꼬리마도요와 검은머리물떼새가 먹이를 찾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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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도요물떼새 연구를 해온 전북대 주용기 전임연구원이 시드니에서 취재팀에 합류해 헌터강 하구갯벌 취재 가이드와 통역을 맡아주었다. 그가 호주와 한국서해갯벌을 오가는 도요새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놀라운 비행을 하는 도요물떼새

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 연구원

한국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는 62종이나 된다. 이들 대부분은 장거리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새들이다. 그중 20여종은 호주까지 이동한다. 이들의 장거리 이동은 놀라울 정도다. 이번 11월 10-11일에 방문한 호주 시드니 북쪽 헌터 하구는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도요물떼새 11종이 머무르고 있었다. 이들 종은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붉은가슴도요,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붉은갯도요, 좀도요, 왕눈물떼새, 개꿩, 청다리도요였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도요물떼새들은 3월부터 번식을 위해 남반구 지역에서 일제히 북상을 시작한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멀리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출발해 때론 몇 개 지역을 징검다리 삼아 북상을 하기도 하고 큰 새들은 8일내지 10일에 걸쳐 한번도 쉬지 않고 우리나라 갯벌을 포함한 황해갯벌에 도착한다. 그래서 3월중순부터 5월말까지 우리나라의 갯벌에 나가면 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보름 내지 한달간 먹이를 먹고 쉬다가 번식지를 향해 다시 북상해 중국과 러시아의 동북부, 그리고 알레스카, 북극 주변지역까지 이동을 한다. 이것에서 짝을 만나 두 달반 내지 석달 동안 산란하고 새끼를 부화시켜 성장을 하도록 한 후 7월에서 10월말 사이에 다시 남하해 우리나라 갯벌을 포함한 황해갯벌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보름 내지 한달간 머무르면서 먹이를 먹고 쉬다가 다시 남하해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까지 이동을 한다. 특히 남하하는 동안 어른 새들이 먼저 이동을 시작하며 어린 새들은 보름 내지 한달 늦게 남하한다.

  이같이 도요물떼새의 놀라운 이동은 먹이터이자 휴식터인 하구를 포함한 갯벌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들의 생존을 위해서 서천갯벌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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