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새 아침을 여는 동물
닭은 새 아침을 여는 동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1.04 17:05
  • 호수 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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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항생제 사육, 조류독감 걱정없다
초란농장 주인 최용혁씨

▲ 최용혁씨
서천군 농민이라면 최용혁씨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는 서천군농민회 사무국장을 지내며 각종 집회 현장을 누벼왔으며 사회자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벼농사를 짓던 그가 양계를 시작한 것은 둘째 아이가 계란 아토피 증세를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6년 전 삼산리 고살메 마을 앞 들판에 계사를 짓고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닭을 키우고 있다.

닭의 해를 맞아 지난 2일 그의 농장을 방문했다. 조류독감이 극성을 부리는 요즈음 일반인이 계사를 방문하는 일은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외부로부터 철저히 격리시키며 방역에 빈틈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씨의 농장은 예외이다.

방역 당국에서는 철새가 조류독감을 옮긴다며 들판에까지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해마다 이 일이 되풀이되지만 그는 조류독감을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저녁이면 하늘을 까맣게 덮으며 철새들이 이동합니다. 옛날부터 철새들은 그렇게 살아왔는지 철새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철새 탓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옛날에는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닭들의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이의 원인은 ‘공장식 축산’에 있다. 최용혁씨는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닭들의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물리칠 능력이 있음을 말한다.
그의 양계장 이름은 ‘초란 농장’이다. 닭이 처음 낳는 알을 초란이라 하는데 양계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그대로 지켜가자는 듯으로 해석되었다.

닭장으로 다가가자 먹이를 주러 오는 줄로 안 닭들이 우루루 몰려 든다. 미생물 발효 사료를 먹여서인지 양계장 안은 냄새가 없다.

최씨는 이 닭들에게 쌀겨, 지푸락 등을 섞어 직접 만든 흙발효 사료를 일반 사료에 50% 가량 섞어 먹인다. 닭장 한 켠에는 식당 등지에서 수거해 온 조개껍질이 수북히 쌓여있다.
빻아서 사료에 섞어 먹인다 한다. 계분은 수거하여 논밭에 거름으로 돌아간다.

수탉들의 울음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암탉:수탉의 비율은 12:1이 적정 비율이라 한다.
닭을 정치권과 빗대어 그동안 닭들은 많은 수난을 당해왔다는 것이 우스개 소리이다. 닭들에게서 본받을 수 있는 장점을 물어보았다.

“무엇보다도 닭들은 새벽을 알리잖아요. 그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봉황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기잖아요? 그 봉황이 날려면 닭이 울어야 한답니다. 닭이 천 마리 있으면 봉이 한 마리 나온다는 말도 있잖아요?”

“여기에 수탉들은 암탉들이 먹이를 다 먹을 때까지 암탉들을 보호하며 기다립니다. 사람들이 배울 점이죠.”

▲ 건강한 초란농장 닭들
닭은 예로부터 농가에서 매우 소중한 가축이었다. 해마다 봄이면 20여 마리의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면 가을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단백질 공급원인 동시에 환전 수단이었다. 또한 시계가 없던 시절 농가에서 새벽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두움을 몰아내는 새벽을 몰고오는 상징으로서의 닭은 많은 시인들의 시상이기도 하다. 정유년을 맞아 농촌에서도 새 세상을 설계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는 심정은 양계장 주인 최씨만의 소망은 아닐 것이다.

초란농장에 쏟는 최용혁씨의 정성은 다음 블로그(blog.daum.net/scnong)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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