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케어’ 역할 톡톡히…“지원 뒤따라야”
그러나 예외인 곳도 있다. 오히려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 구역상 서천읍에 속하는 구암리, 신송리, 화금리 등 농촌 마을이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9일 서천읍 서쪽 판교천 너머에 있는 구암리 마을을 찾았다. 깨끗한 가옥들이 남북으로 길에 늘어서 야산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다. 폐가도 찾아볼 수 없다. 한눈에 보아도 살기좋은 마을로 보였다.
마을에 들어서니 동남쪽으로는 판교천 하류의 들판이 시원하게 트여있고 들판 너머 서천읍 사곡리 아파트 숲이 손에 잡힐듯 보인다. 마을 회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어느 동네보다 마을 화합이 잘 되고 인심이 좋다”고 말씀하신다.
마을 앞 들판은 옛날에는 바다였다고 한다. 사곡리는 과거에 젓을 담는 곳이어서 ‘젓골’이었는데 ‘젓굴>절골’로 불리다 언제부터인지 ‘사곡리(寺谷里)’가 되었다고 한다.
구암리는 북쪽의 본모루, 성동, 남쪽 신송리와 접한 삼마골의 세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세 마을 합해 120여호 정도이다. 다른 농촌 마을에 비해 규모가 크다. 구암리 마을회관은 큰 방 2개와 주방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을 규모에 비해 회관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오전 임흥규 어르신은 서천읍에서 열린 ‘읍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군수에게 한 가지 건의를 했다. “구암리 삼마골에 있는 휴게소 현관이 비바람에 노출돼 있으니 현관을 설치해주고 다른 경로당처럼 운영비를 보조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느 마을이나 마을회관은 농촌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한다. 이곳에 모여 주민들은 소일도 하지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여름철 무더위와 한겨울의 한파를 견뎌낸다. 냉난방비 등 운영비는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있다.
농촌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농촌 지자체에서는 노인복지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끼리 서로 돌보는 이른바 ‘노노 케어(老老 Care)’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마을회관은 이러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복지 예산 절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구암리와 같은 읍 주변의 큰 마을이나 세대 수가 적은 산간마을이나 마을회관에 지원되는 금액은 같다. 그래서 구암리에서는 현 마을회관이 비좁아 정자를 개조해 작은 마을회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삼마골 마을 휴게소처럼 마을회관 역할을 하는 곳에도 국가 지원의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의 주장은 매우 당연한 주장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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