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과 함께 선하고 아름답고 의로운 세상을…
양들과 함께 선하고 아름답고 의로운 세상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2.15 15:09
  • 호수 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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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임 후 산양유 생산 농장 이룬 윤성석 교장 선생님

▲ 양들을 돌보고 있는 윤성석 교장 선생님
“인생은 60까지”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정년 퇴임을 하기까지 인간사 모진 풍파 속에서 닦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지를 펼 수 있는 시기가 정년 퇴임 후의 시기라고 보면 이제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시대이다.

이를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서천고등학교에서 정년 퇴임을 한 윤성석 전 교장 선생님이다. 그는 현재 마서 월포리에서 젖을 짜내는 염소를 키우며 이를 이용해 요구르트를 만들어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전에 한 두 마리 키워오던 염소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정년 퇴임 이후부터였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11일 윤성석 전 교장선생님이 정성을 다해 돌보고 있는 ‘큰고을 농원’의 염소들을 찾았다.

▲ 큰고을농장 양들.
‘산양유’라고 널리 알려진 염소의 젖은 산양에서 짜낸 젖이 아니다. 영어로 양(羊)은 고트(goat)와 쉽(sheep)으로 분류되는데 젖을 짜는 양은 바로 고트이다. 쉽은 털을 이용하기 위해 기른다. 고트에도 여러 종이 있는데 윤 선생님이 기르는 양은 주로 ‘자아넨’이라는 몸 전체가 흰털로 덮인 종이다. 갈색의 토겐부르그와 검은 색이 섞여 있는 알파인이라는 종도 있다. 농장에는 현재 40여 마리의 새끼 염소를 포함여 모두 90여마리가 있다. 이 가운데 젖을 짜내는 염소는 20여 마리이다. 새끼들이 더 자라면 젖을 짜낼 수 있다.

“제 힘 닿는 대로 100여마리 이내로 키우면서 유제품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게 목적이지 규모를 크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는 지난 해 어렵다는 해썹(HACCP. 식품위해안전시스템) 인증도 받아냈다. 요구르트를 만들고 치즈도 만들 수 있는 시설도 갖추었다.

“왜 하필이면 염소를 키울 생각을 하셨느냐”고 물어보았다.“제가 당뇨가 좀 있었습니다. 충북대 어느 교수의 논문을 읽었는데 산양유가 장에 좋고 당뇨에 좋다고 해서 ‘내가 직접 키워보자”고 맘 먹고 2012년도부터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 어린 양들. 축사에는 EM 효소 등을 이용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보통 산양유라 불리는 염소 젖에는 우유에 있는 A1비타민이 아닌 A2비타민이 들어있어 모유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해 만드는 요구르트에는 다량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살아있는 미생물 생명체 덩어리인 것이다.

사람의 장 내에는 사람 세포 수보다 더 많은 미생물들이 있는데 이를 ‘미생물총’이라 부른다. 내장 속에 공생하고 있는 이 미생물총은 소화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병원균의 증가를 억제하고 우리가 필요한 영양분을 음식물을 분해하여 제공하며, 몸의 독을 제거해주고, 면역 시스템이 적절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들의 균형이 깨질 때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폐증, 우울증, 장질환, 당뇨병, 비만증, 알레르기 같은 질병이 미생물총의 문제가 있을 때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물총을 ‘모르고 있는 기관(forgotten organ)’, ‘신진대사기관’, ‘재분비기관’ 등으로 불릴 정도이다. 이러한 미생물총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 제초제에 함유된 글리포세이트라는 성분이다.  

특히 아기들의 첫 2년은 미생물총이 장에 자리를 잡는 데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며 때문에 그들의 서식을 위협하는 것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요구르트에 들어있는 미생물은 이러한 인체 내의 미생물총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 발효공정 자동제어장치
한국 사람들은 하루 1끼당 밀가루 음식을 먹고 있는데 농약을 치지 않는 우리밀 자급률은 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주로 미국산 밀가루를 먹고 있는데 여기에 글리포세이트가 잔존해 있다.

“그러잖아도 현대인들의 식탁은 각종 첨가물로 오염되기 일쑤인데 제가 만드는 요구르트에는 맛이나 색깔을 내는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시판 체제를 갖춘 ‘큰고을 농원’은 이제 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찾아갈 준비가 돼있다. 전화로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을 한다. 1리터 1병이면 1주일 먹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한자의 善(선), 美(미), 義(의)에는 羊(양)이 들어있다. 윤성석 선생님은 정년 퇴임 후 이러한 양들과 함께 선하고, 아름답고, 의로운 세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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