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6)참게
■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6)참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3.15 10:54
  • 호수 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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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강 차단하는 하굿둑...산란장 상실한 참게 ‘멸문지화’

▲ 참게
몸 안의 부드러운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단단한 껍데기가 발달한 동물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아주 단단하고 두꺼운 각층이 발달한 동물군(群)이 있다. 이러한 큰 동물 군을 갑각류라고 하는데, 게, 바닷가재, 새우, 따개비 등 지구상에 3만여 종이 있다.

갑각류 중에서 가장 진화한 종은 바로 게 무리이다. 열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하여 ‘십각목’으로 분류된다.

참게의 분류는 ‘동물계>절지동물문>갑각류강>십각목>바위게과’이다. 게 무리는 머리와 가슴이 한 데 붙어 등딱지에 싸여 있고, 등딱지 양쪽엔 집게다리 1쌍, 걷는다리 4쌍이 대칭으로 나 있다. 게는 암수딴몸으로 짝짓기를 하며, 보통은 수놈의 집게발이 크고 암놈은 작다.

게들은 귀가 없어서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일부 종은 다리 마디에 고막이 있기도 하지만 잘 듣지 못한다. 반면에 시각이 무척 발달해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다.

개체수 가 많은 게들은 갯벌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인 도요새 등의 먹이가 되고 있으며 유기물을 정화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또한 식용으로도 이용되어 예로부터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였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참게가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토산물로 소개되어 있다. ‘자산어보’에는 ‘참궤’라 하여 형태와 생태 및 잡는 법이 적혀 있다. ‘전어지’에도 참게 잡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규합총서’에는 게의 보관법과 게젓 담그는 법, 굽는 법, 게찜요리 등이 나온다.

▲ 갈게
게 무리는 대부분 바다에서 살지만 참게나 갈게, 방게, 농게, 도둑게 등은 해안 육지에서 사는 데 적응해 있다. 그러나 산란은 반드시 바닷가로 내려가서 한다. 바닷물에 유생을 풀고, 이 유생은 탈바꿈을 하면서 성체가 되면 육지로 회귀해 온다.

갑각길이 약 63mm, 갑각너비 약 70mm이다. 갑각은 둥근 사각형이고. 이마에는 납작하고 삼각형인 이모양 돌기가 4개 있다. 갑각의 옆가장자리에는 눈뒷니를 포함해 4개의 뾰족한 이 모양 돌기가 있는데 뒤로 갈수록 작아진다. 갑각 윗면은 약간 볼록하고 H자 모양 홈이 뚜렷하다. 갑각의 모든 모서리에는 알갱이들이 촘촘히 널려 있다. 양 집게다리는 대칭을 이루며 억세고 가시가 있다. 집게바닥은 짧고 넓은데, 앞면과 집게 아래쪽에 연한 털 다발이 있다.

금강 하구에서 참게는 참게장을 담가 먹는 유용한 동물이기도 했지만 개체수가 너무 많아 농민들에게 골치 아픈 존재였다. 가을에 알을 낳기 위해 강어귀로 내려온 참게들이 논으로 기어올라 한창 익어가는 벼 밑동을 싹둑 잘라놓기 때문이었다.

갈게는 농궤와 비슷한 환경인 기수역의 갈대나 염생식물 군락지 주변 딱딱한 진흙바닥에 50~60cm 구멍을 파고 산다. 갑각의 크기는 것은 4 cm 정도이고 눈 밑에 돌기가 나 있다. 몸의 색은 회색을 띤 녹색이고 집게발의 색은 끝으로 갈수록 상아색을 띤다. 튼튼한 다리로 싸움 걸기를 좋아하며 주변에서 위험을 느끼거나 긴장하면 종종 입으로 많은 거품을 낸다. 짝짓기 시기는 5∼6월로 이 시기에 암놈은 붉은 갈색을 띠며 굴 밖으로 나와 활동을 많이 한다. 그러나 겨울에는 굴속에 틀어 박혀 겨울을 난다.

금강하굿둑은 이처럼 기수역을 오르내리며 사는 게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강과 육지가 단절되어 강과 바다를 오르내릴 수 없게 된 것이다. 갈대밭에 구멍을 파고 살면서 갈대 뿌리에 산소를 공급해주던 갈게가 사라져갔다. 산란 장소를 잃은 육지의 참게들이 멸문지화를 당했다.

지천(之川)은 칠갑산에서 발원해 충남 청양지역을 갈지자 모양으로 흘러 부여 백마강에서 금강 본류와 합류한다. 이 하천은 여울(물살이 빠르고 얕은곳)과 소(물이 고여있고 깊은 곳)가 발달해 ‘칠갑산 생태계의 보고’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원앙, 황조롱이, 수달 등 총 909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이곳에 한동안 사라졌던 참게가 다시 나타난 것은 1990년대 후반이었다. 충청남도가 19996년부터 인공부화로 태어난 치게(어린 게)들을 방류해왔기 때문이었다. 이 무렵 40여만 마리의 치게를 방류했다. 지천에서 자라 성숙해진 참게들이 가을이면 짝짓기를 위해 본능적으로 바다로 향했다. 2003년 2월에 방송된 EBS 환경스페셜 ‘지천 참게, 바다를 꿈꾸다’ 팀이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 이들을 추적했다.

1백50여리 바다로 향하는 지천 참게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천 곳곳에 놓인 수중보(물을 가두기 위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는 참게의 행로를 막는다. 또 통발, 대나무살 등에 걸린 참게들은 스스로 제 집게발을 떼어 내는 희생을 감수해가며 바다를 향해 전진했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도달한 바다를 목전에 두고 참게들은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금강하굿둑에 발이 묶이고 만다.

금강 본류뿐만 아니라 송내천, 솔리천, 판교천, 비인천, 웅천천 등 바다와 직접 만나는 서천의 작은 하천들도 하굿둑으로 모두 막혀있다. 정부에서는 판교천과 종천천 하굿둑 개방을 통해 역간척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2013년도에 세웠으나 예산은 배당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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