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7)개리
■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7)개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3.22 17:09
  • 호수 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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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 금강에서 개리 몰아냈다
산단지구연안정비사업으로 서식지 파괴

  

▲ 장항 송림리 갯벌을 찾은 개리. 2013면
▲ 개리가 떼지어 놀고있는 모습
기러기목 오리과의 겨울철새 개리는 몸 길이가 약 87cm로 대형이다. 뒷머리에서 목에 이르는 부분은 진한 갈색이며 앞 목은 엷은 갈색이어서 큰기러기와 확연히 구분된다. 부리는 검은 색으로 길며 기부에는 흰띠가 있다. 눈의 홍채는 붉은 갈색이고 다리는 주황색이다. 학자들은 가금화된 거위의 원종으로 보고 있다.

여름이면 동시베리아 아무르강 유역에서 산란을 하며 겨울에는 한반도 남쪽과 중국의 양쯔강 이남에서 월동한다. 강 하구나 저수지, 논에서 주로 서식한다. 갈대 등 수초의 뿌리가 주된 먹이이다.

천연기념물 325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는데 해마다 11월이면 이러한 개리 80여 마리가 금강 하구를 찾았다. 금강 하구에서 이들의 주된 서식지는 장항읍 송림리 갯벌 북쪽 댕뫼 부근이었다. 이곳에 갈대와 세모고랭이 등 수초가 있다.

▲ 수초 뿌리를 먹고 있는 개리
▲ 개리들이 즐겨찾는 먹이가 있는 송림리 갯벌
금강 하구를 찾은 개리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장구만 갯벌, 판교천 하구 남전리 갯벌 등지를 오가며 겨울을 보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이는 모습이 뜸하더니 올 겨울에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에 따르면 11월에 10여 마리가 장구만에 며칠간 모습을 보이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개리들이 장항 갯벌을 떠난 것은 먹이 부족 때문이 아니라 안전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림리 갯벌에 ‘스카이워크’가 들어서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갯벌 출입이 잦아졌다.

개리들이 이곳 해안을 찾지 않게 된 결정적 이유는 대산지방항만청이 ‘산단지구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한 인공염습지 조성 공사를 벌이고 댕뫼 아래 해식해안에 총길이 460m의 산책로 조성 공사를 벌인 때문이었다.

▲ 개리를 몰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해안산책로
대산지역해양항만청은 마서면 죽산리, 월포리, 남전리와 장항읍 송림리 일원에서 산단지구 연안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송림보호시설, 조경 및 경관조성 사업, 염습지조성사업 등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사업 목적은  △침식방지시설 설치로 자연재해예방 및 연안환경 개선·복원 △해양친수공간 조성 기반 마련 및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이다.

그러나 생태관광자원마저 파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구나 댕뫼 해안 산책로는 그 효용성마저도 인정받지 못해 불필요한 사업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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