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으리 당신의 그 고귀한 정신을”
“잊지 않으리 당신의 그 고귀한 정신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4.26 14:02
  • 호수 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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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전체의 추모식으로 거행하자”
4.19혁명 첫 희생자 노희두 열사 추모식 거행

   

▲ 4.19묘지 영정각에 모셔진 노희두 열사 영정 사진
지난 19일 서천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노희두 열사 위령비 앞에서 4.19혁명 때 희생된 노희두 열사를 기리는 추모식이 동국대학교 서천동문회의 주최·주관으로 열렸다.

노희두 열사는 서천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 장항농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 4.19를 맞았다. 다음은 동국대 4·19혁명유공계승자회 수석부회장인 김칠봉(2010년 당시 70세)씨의 증언이다.

“1960년 4월19일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동국대 운동장. 동국대생들은 전날 구속학생 석방을 요구하고 학교로 돌아가던 고려대생들이 당한 테러와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당시 법학과 3학년이던 김씨는 강당과 강의실, 도서관을 돌며 “동국의 학우들이여, 공부가 머릿속에 들어옵니까? 학원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운동장으로 집결합시다”라고 외치고 다니며 학생을 끌어모았다. 재학생 4천여명 가운데 1천명 이상이 모이자 선발대 600~700명은 오전 11시께 캠퍼스를 나왔다. 학생들이 을지로입구, 서울시청을 거쳐 국회의사당 주변을 지날 때 김씨는 “이승만 대통령을 만나러 경무대로 가자”고 말했고 학생들은 ‘동국대학교’가 적힌 붉은색 바탕의 현수막을 들고 경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중앙청 부근에서 경찰과 맞닥뜨린 시위대는 상수도관을 굴리며 저지선을 뚫으려 했고, 무장한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저지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던 사이 무장 경찰이 사격했고 김씨의 법학과 동기인 노희두가 총알을 맞았다. 동료들이 병원으로 옮겼지만, 노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 지난 19일 오전 서천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린 노희두 열사 추모식에서 노희두 열사의 후배인 서천초등학교 학생이 열사의 위령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이날 추모사에서 하창후 동국대 동문회장은 “잊지 않으리오 당신의 그때의 그 모습을. 세월이 흘러 모두의 기억이 흐려져도 당신의 그 고귀한 정신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당신이 다녀가신 이 초등학교의 교정에는 당신의 어린 후배들의 웃음이 있다.”고 말했다.
노희두 열사의 대학동기동창인 김기수(서천읍 사곡리)씨는 “노희두 열사의 희생으로 오늘의 민주주의 한국이 있음을 되새기자”며 “매년 열리는 이 추모식을 동국대동문회 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추모식으로 거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동국대학교 서천동문회 회원과 민예총 김제원 회장, 지역주민 등 20여명과 서천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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