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유교책판 제작과정 담은
세계문화유산 유교책판 제작과정 담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4.26 14:05
  • 호수 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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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서원 ‘목판 만들기’ 체험행사 열려

 

▲ 22일 문헌서원 장경각 일원에서 열린 목판 만들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지난 22일 문헌서원에서 목판 만들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18가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의 제작과정과 목은 이색 선생과 가정 이곡 선생의 문집판을 관람했다.
조선시대 문중에서는 선조들의 문집을 많이 발간했다. 그러나 권력과 재력만으로 문집을 간행할 수 없었고 유림사회의 동의가 필요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혈연, 학연중심의 유교적 문화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한다.

유림사회의 승인을 거치게 되면 유림의 역할분담이 이뤄지는데 전체 문집 간행을 대표하는 도감(都監), 문집간행의 실무를 총괄하는 도청(都廳), 문집 원고를 수집하고 교정(校正), 문집간행 비용의 출납을 관장하는 장재(掌財), 인쇄를 감독하는 감인(監印), 문집원고를 정확하게 베껴 쓸 정서(正書), 완성된 문집을 배포할 반질(頒帙) 등으로 역할을 맡았다.

문집을 간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문중의 인물일 경우 문중의 후손들이 부담하고, 지연이나 학연 인물의 경우 향회 등을 열어서 논의하고 그 비용을 부담했다고 한다. 이때 뒤따르는 성금록, 출연록 등의 작성 또한 빠지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간행일 경우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거나 훌륭한 학자의 경우 해당되는데 비용은 관비로 부담했다.

유림사회의 승인과 역할 분담 그리고 재정이 마련되고 나서 원고수집과 교정 그리고 목판재료 제작, 각수동원, 목판에 새길 판서본 만들기를 거쳐 판각한다. 이때 각수들의 실력에 따라 역할이 나뉘며 목판 한 면을 새기는데 5일정도 소요되었다. 교정 작업과 정본인출을 끝내고 능화판에 종이를 대고 두드려 무늬가 종이에 눌려 찍히게 하고 배접지를 붙여 단단하게 만든 다음 치자물을 들이고 밀랍을 칠하는 표지작업과 실로 꿰매는 선장(線裝)작업 즉 다섯 개의 구멍을 나란히 뚫어 좌우로 번갈아 실로 엮는 오침안정법으로 엮으면 비로소 문집간행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문집과정을 설명하던 행사 관계자는 ‘2014년 우리의 유교책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새삼 놀라운 것이 아니며. 이러한 우리의 기록문화만으로도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목판 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목판에 글씨를 직접 새겨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문헌서원의 목판인출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문헌서원은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과 그의 아버지 가정 이곡 선생을 배향하며 문헌서원의 장판 각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77호로 지정된 ‘가정목은선생문집판’이 보관되어 있다.
목판 만들기와 목판인출체험은 사전 예약을 할 경우 체험이 가능하며 당분간 체험료 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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