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금강 발원지 신무산 뜬봉샘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금강 발원지 신무산 뜬봉샘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5.31 18:26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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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봉샘, ‘금강 천리 물길 여기서부터’
백두대간-호남금남정맥-금남정맥-한남금북정맥-금북정맥으로 둘러싸인 금강 수역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미디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연재를 시작하며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水分里) 신무산(神舞山:897m)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무주-금산-영동-옥천-대전-연기-공주-부여-논산-강경을 돌아 서천 앞바다로 빠져나간다. 길이는 발원지에서 서천의 금강하굿둑까지 397.25km이며 유역면적은 9912.15㎢로 속리산 계곡의 물을 받아 보은을 거쳐 흘러드는 보청천과 진천, 청주, 조치원을 통과해 합류하는 미호천 등의 크고 작은 지천을 거느린 금강은 남한에서는 한강, 낙동강 다음으로 큰 강이다.

금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서천군이 자리잡고 있다. 금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기수역은 예로부터 수산자원의 보고였으며 내륙의 강경, 부여로 이어지는 뱃길로 활용되며 번성을 이루었다. 그러나 1991년 금강하굿둑의 완공은 수산자원의 고갈을 불러왔고 2009년도에 시작돼 2012년에 끝난 금강살리기사업으로 강 중류에 댐이 들어서며 강의 생태적 기능이 파괴되고, 수질 악화로 농업용수조차 위협받게 되었으며 서천군은 금강의 환경 파괴로 인한 최대 피해지역이 돼가고 있다.

이에 <뉴스서천>은 상류에서부터 금강의 물 이용 실태와 생태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문제점을 드러내고, 금강의 생태 환경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대안을 찾아 15회에 걸쳐 연재한다.

▲ 백두대간, 정맥 개념도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산을 물줄기처럼 이어져 흘러가는 맥으로 파악하고 산과 강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여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리하여 산은 물을 낳고 물은 산을 가르지 않으며, 산은 물을 막지 않고 물은 산을 뚫지 못한다.

이를 집약해서 표현한 말이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다. 이러한 산자분수령의 원리에 따라 국토를 파악한 지리인식체계가 백두대간(白頭大幹)이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인 신경준이 쓴 산의 족보 산경표(山經表)에서는 한반도의 산줄기를 대간과 정간, 정맥으로 체계화 해 산줄기 이름을 붙였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인식하던 나라 땅의 산줄기〔山經〕는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정리한 것이다.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여러 갈래로 갈라진 산줄기는 모든 강의 유역을 경계지었다. 크게 나누어 동·서 해안으로 흘러드는 강을 양분하는 큰 산줄기를 대간·정간이라 하고 그로부터 다시 갈라져 하나하나의 강을 경계 짓는 분수산맥(分水山脈)을 정맥이라 했다

백두대간이란 국토의 근간을 이루는 산줄기로 백두산에서 시작한 장대한 산줄기가 단 한번의 물줄기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져 지리산에서 끝을 맺는다. 1400km에 달하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뿌리로 하여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1개의 정간과 13개의 정맥으로 갈라진다. 13정맥은 나무의 큰 가지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다시 수많은 가지들이 뻗어내려 각 고장의 크고 작은 산줄기를 이룬다.

백두대간과 14개의 정간, 정맥들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뿐만 아니라 물줄기를 구분 짓는다. 백두대간에서 갈래 쳐 나온 산줄기는 모두 14개이다. 이것들은 큰 강을 가늠하는 울타리들이다. 금강 수역은 백두대간, 호남금남정맥, 금남정맥, 한남금북정맥, 금북정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산줄기로 둘러사인 지역의 물은 결국 금강 하류 서천을 지나 서해로 들어간다.

▲ 금강 수역

천리 물길의 시작 뜬봉샘

▲ 공원으로 단장한 뜬봉샘
▲ 뜬봉샘
백두대간이 동해쪽으로 치우쳐 내려오다 강원도 태백 부근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소백산을 이루고 더 남하하여 속리산을 이룬다. 속리산에서 한남금북정맥이 서쪽으로 뻗어나가고 더 남하하여 민주지산과 덕유산을 이룬다. 백운산에 이르기 전 영취봉에서 호남금남정맥이 서쪽으로 뻗어나가며 팔공산과 마이산을 이루고 진안 조약봉에서 금남정맥이 갈려나와 북으로 흐르다 운장산을 이룬다.

금강 본류의 발원지는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호남금남정맥 신무산 아래에 있는 뜬봉샘이다. ‘뜬봉샘’이라는 이름에는 조선 개국시조 이성계와 관련한 전설이 얽혀있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전국 명산의 산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으려고 순례하는 중 신무산 중턱에 단을 쌓고 백일기도에 들어갔다. 백일째 되는 날 새벽에 단에서 조금 떨어진 골짝에서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떠오르더니 그 무지개를 타고 봉황이 하늘로 떠올라갔다. 봉황이 떠가는 공중에서 빛을 타고 아련히 소리가 들려왔다. 천지신명의 계시였던 것이다. 봉황이 뜬곳을 가 보았더니 옹달샘이 있었다. 이성계는 하늘의 계시를 들은 단(壇堂)옆에 상이암(上耳庵)을 짓고, 옹달샘물로 제수를 만들어 천제를 모셨다 하며, 옹달샘에서 봉이 떴다고 해서 샘이름을 뜬봉샘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뜬봉샘이 금강의 발원샘이다. 이곳에서 10여km 서쪽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에는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다.

▲ 뜬봉샘 아래 수분리에 있는 ‘금강사랑 물체험관’
<뉴스서천> 취재팀은 금강 전 지천 탐사를 발원지인 뜬봉샘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4월 2일 전북 장수군 수분리 마을에 도착했다. 장수군에서는 뜬봉샘 아래 수분리 마을에 ‘뜬봉샘생태공원’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뜬봉샘 생태공원조성사업은 2007년 국비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장수읍 수분리 일대 36만7582㎡에 총 사업비 65억6000만원을 들여 2008년에 완공했다. 수변생태체험장, 물의광장, 생태연못, 온실 등이 설치돼 있으며  ‘금강사랑물체험관’이라는 생태전시관이 있다.

이곳에서 뜬봉샘까지 마실길을 따라 1,5km 걸어 올라가면 호남금남정맥 마루금 밑에 있는 뜬봉샘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물이 솟구쳐 둘로 나뉘어져 금강과 섬진강으로 흘러 ‘수분리’란 이름이 생겼다 한다. 뜬봉샘은 ‘금강 천리 물길 여기서부터’라고 새긴 표지석과 함께 금강의 발원지로 공원처럼 단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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