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7)바른생산자협동조합
■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추구하는 사람들/(7)바른생산자협동조합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6.21 21:46
  • 호수 8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식당에서 지역먹거리 구매해야 상생한다”
로칼푸드 지향하는 ‘바른생산자협동조합’

▲바른생산자협동조합 강기원 대표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이 시행된 이후 서천에서 가장 먼저 탄생한 협동조합이 ‘바른생산자협동조합’이다. 충남 도내에서도 7번째이다.

농민들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가능한 한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도록 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도 익명성에서 벗어나 사회적 거리를 좁힘으로써 식품 안전과 가격 안정을 보장받자는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바른생산자협동조합의 강기원 대표를 만났다.

그는 2008년 10월에 로컬푸드를 추구하는 생산자들과 함께 ‘얼굴있는먹거리영농조합’을 결성하고 직매장을 낸 바 있다. 생산자들이 영농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 직매장이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얼굴있는먹거리영농조합은 그 조직이 그대로 존속, 현재 사곡리 신영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바른생산자협동조합’과 공간을 함께 사용하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찌기 지역먹거리체계의 중요성에 눈을 뜬 강기원 대표가 얼굴있는먹거리영농조합을 중심으로 2013년에 바른생산자협동조합을 탄생시킨 것이다. 바른먹거리영농조합, 서천육류점, 바른식자재유통, 농업회사서래뜰, 금호영농법인, 텃밭김치 등 지역의 소상공인과 생산자들이 조합에 참여했다. 이들 조합원들은 각자의 생산기반과 판매망을 유지하면서 조합에 가담하고 있다.

바른생산자협동조합에는 모두 7명이 상근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자재를 모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중간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초기부터 어메니티복지마을이 큰 힘이 됐습니다. 에메니티복지마을에 지역에서 나는 식품을 공급하면서 쉽게 자리를 잡고 사업을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에 조합은 사회적 공헌을 위해 매년 어메니티복지마을에 3000만원 가량의 기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중간 유통은 자연스럽게 생산자관리로 이어진다.

“대파는 전량을 화금리에서 나는 것을 수매하고 있고 잡곡은 지역의 금오영농조합에서 들여옵니다. 모든 것이 서천에서 나는 식자재가 우선입니다.”

▲ 사곡리 신영아파트 입구, 휴먼시아 맞은편에 있느 바른생산자협동조합 직매장
이러한 시스템은 생산자에게도 안정감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은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고 생산자도 소비자가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서로 신뢰감을 갖게 된다. 로컬푸드 운동의 전형을 볼 수 있다.
본래 먹거리는 각국의 자연과 풍토, 역사와 문화에 따라 재배되어 왔고 고유한 식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WTO(세계무역기구)는 이를 무시하고 농산물을 세계시장을 상대로 상품화 하여 관세를 없앴다. 이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먹거리가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농산물이 먼 거리를 수개월에 걸쳐 이동하는 동안 부패 방지를 위해 농약이 뿌려진다. 또한 농산물의 이동거리(푸드 마일리지)가 길어져 많은 석유를 소비해야 한다. 이에 일본에서는 일찍이 ‘내 땅에서 난 농산물을 내 땅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먼저 ‘신토불이’가 있었다.

강 대표에게 한 가지 바램이 있다.
“서천군에 생태원, 한솔제지, 발전소 등 큰 규모로 식자재를 소비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역먹거리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들이 요구하는 모든 품목을 지역에서 조달할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구입하다보니 서천산을 외면하게 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불편함을 감수하고 당장은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부분적이나마 로컬푸드 체계로 시작한다면 차츰 완성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