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4)용담호 수질 안심할 수 있나?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4)용담호 수질 안심할 수 있나?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6.21 22:53
  • 호수 8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축사·골프장 등 오염원 산재…환경단체, “2~3급수”
수질보호-지역개발 대립…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시급

매년 먹는 물의 수질을 조사하고 있는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2016년 ‘용담호 유입 하천 수질조사를 실시한 결과, 용담호 유입 하천 7개 지점에 대해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정자천(구암교), 주자천(금성교) 지점에서 하천 환경기준 1a등급(매우 좋음, BOD 1mg/L이하), 그 외 금강본류, 계북천, 장계천, 구량천 지점에서는 1b등급(좋음, BOD 2mg/L이하)으로 수질이 양호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처럼 현재 상수원으로 최적인 1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위협하는 요소들은 산재해 있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용담댐 수역의 오염원과 진안천, 천천, 구룡천 등 용담호 유입하천을 살펴보았다.

▲ 용담호 수역 가축 사육 두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안돼”

전북과 충남 일부(서천군) 지역 100만 인구의 상수원인 용담댐은 수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과 지역 경제개발 욕구가 대립하고 있다. 2001년 댐과 도수로가 완공되어 담수가 시작되기 전에 전북도는 용담댐의 맑은 물 확보를 위해서는 댐 주변에 대한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수자원공사에 보호구역 관련 용역을 의뢰했다.

▲ 금강 발원지 부근의 무진장축협한우사업소 축사
2000년 7월 ‘용담댐 상수원보호구역안’을 마련한 수자원공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의 일환으로 진안군 군의원들에 대해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군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는 여러가지 행위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정 시설이 들어서는 일 △수질오염물질, 특정수질유해물질, 유해화학물질, 농약, 폐기물, 오수, 분뇨, 가축분뇨 등을 버리는 행위  △가축을 놓아 기르는 행위 △수영, 목욕, 세탁 또는 뱃놀이를 하는 행위 △행락, 야영 또는 야외 취사 행위 △어패류를 잡거나 양식하는 행위 △자동차를 세차하는 행위 △하천구역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농작물을 경작하는 행위 등에서 제약을 받게 된다.

용담댐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가진 진안군의회는 1999년 하수종합처리장 관련 기채 승인안도 부결시킨 바 있었다.

2005년 1월 전북도가 용담댐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2년간 유예하자 ‘용담댐 맑은 물 담기 전북도민대책위원회’는 “최근 3년 간 용담댐 원수의 연평균 수질이 기준(COD 2ppm)에 미달(COD 3.0ppm)하는 만큼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40여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용담댐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전북도가 진안군, 주민협의체, 수자원공사 등과 2006년까지 상수원 보호구역을 유예하기 위한 자율관리협약을 추진하는 것은 여론수렴 등의 과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전북도의 유예조치를 비난했다.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나자 상수도보호지역 지정 논란이 재연되자 진안군 군민들 사이에 위기감이 조성됐다. 이들은 상수원 보호 구역이 지정되면 진안군 면적의 약 70%가 개발 제한 구역으로 설정되므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고 반발했다. 상수원 보호 구역에는 용담댐 주변 반경 20㎞ 내에 위치한 진안읍·부귀면·정천면·주천면·용담면·안천면·동향면·상전면 등 8개 읍·면이 개발 제한 구역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주민들은 용담댐 수질 보전 위원회·수질 개선 주민 협의회·생계 대책 위원회·내수면 어업 협회 등의 단체를 구성하여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에 진안군과 진안군 의회도 주민들의 경제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점을 근거로 상수원 보호 지역 지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전북도는 주민 자율 관리 체계를 확립·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007년에 다시 2년 동안 상수원 보호 구역 지정을 유예했다. 이어 2009년에도, 2011년에도, 2013년에도 같은 이유로 2년씩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미뤘다.

▲ 천천과 장계천이 만나는 부근
용담댐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미뤄지는 것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이에 국회에서도 “도와 진안군이 자율관리 협약을 명분으로 용담호가 광역 상수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난개발을 감행해 오염시설과 난개발이 공존하는 사례로 남겼다”면서 “용담호 자율관리는 사실상 실패한 만큼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재에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안돼 있는 상태이다.

광역상수원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고 있는 곳은 용담댐이 유일하다. 이는 정부가 주민의 의견과 이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시킨 데 따른 결과이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축사

▲ 구룡천이 용담호로 들어가기 직전.
용담호로 유입되는 하천의 수역은 진안군의 진안읍, 용담면, 안천면, 상전면, 동향면, 부귀면, 정천면, 주천면과 장수군의 장수읍, 장계면, 천천면, 계남면, 계북면, 그리고 무주군 안성면이다.

▲ 장계면에 있는 대형축사
이 지역에서 가축 사육두수는 인구 수에 비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다. 장수군의 경우 해당지역의 인구는 1만7214명(장수군 전체 2만1620명)이지만 해당지역의 한우 사육두수는 2만 2259마리이다. 용담호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진안군의 경우 용담호 수역의 1읍 7개 면의 인구는 1만6881명(진안군 전체 2만2886명)이며 한우 사육두수는 4755마리이다. 한편 무주군 안성면에서는 6세대에서 2127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용담호 수역 전체를 볼 때 한우 2만9141마리, 젖소 816마리, 돼지 5만2103마리 닭 129만8466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서천군의 경우는 한우 1만889마리, 돼지 2만2470마리, 닭 80만 4693마리이다.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이 미뤄지며 수천 마리의 돼지나 수만 마리의 닭을 사육하는 기업형 축사가 들어섰다.

◇그밖의 오염원

2007년 진안군 부귀면 봉암리 산80-1일원 140만4400㎡(42만4829평)에 27홀 규모의 부귀골프장 건설 신청이 들어와 논란이 일었다. 용담댐 취수장에서 불과 17.5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골프장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부터 20km 이내에는 설치할 수 없게 돼 있어 허가가 날 수 없는 지역이다.

▲ 장수 골프리조트
부귀골프장은 27홀로 전체길이가 720야드를 초과하는 대규모 골프장으로 따라서 환경오염물질 배출 규모가 증가하는 데 따른 환경부담도 크다. 골프장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잔디를 재배하거나 관리하는 데 따른 농약이나 비료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부귀골프장은 2008년에 착공해 2010년에 개장했다.
2013년에 장수군 계남면 궁양리에 또 하나의 골프장이 개장했다. 18홀 규모의 장수골프리조트이다.

지난해 11월 진안군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금강가꾸기위원회에 진안 용담댐 상전지구 9천㎡를 개발이 가능한 친수 거점 지구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레저용 항공기 활주로와 격납시설을 건설하는 공모사업을 통해 관광과 연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진안군은 우려되는 환경문제와 관련해 개발이 추진되는 지역은 평소 물에 잠기지 않는 부지며 환경 오염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130만 전북도민이 식수로 활용하는 용담댐 만수위 선 안에 활주로를 만들고 만수위와 겹치는 지역에 격납고를 만드는 것으로 용담댐 수질에 악영향을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1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30만 광역상수원 용담댐에 레저용 항공기 활주로와 격납 시설 만들겠다는 넋 나간 진안군. 박근혜 대통령만큼 제 정신이 아니다. 난 개발 부추기는 진안군 상수원 안전관리 못 믿겠다, 전라북도는 용담호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전북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용담호의 수질은 3급수에 가까운 2급수 수준이다. 법적 기준인 환경부 금강 중권역 목표수질에 COD 2㎎/L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율관리 협약 이후 용담호 수질도 COD 2.6~2.8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이며 특히 환경부 용담호 수질 측정망 4개 지점 중 진안군이 지구 변경을 요청한 상전 지구 인근인 용담호 4지점은 최근 석 달(7월~9월) 동안 평균 수질이 4.3㎎/L로 근래 들어 최악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수질원격감시장치 임의 조작 파문

용담호 수역에는 두곳에 하수처리장이 있다. 진안군 진안읍 군상리 진안천변에 있는 진안하수처리장과 장수군 장계면 무농리 장계천변에 있는 장계하수처리장이다.  |
1일 3000톤 규모의 처리용량을 갖춘 두 곳의 하수처리장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진안군과 장수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데 2015년 4월 두 곳의 용담댐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임의로 조작, 기준치를 넘긴 폐수를 용담댐 상류에 방류한 사실이 정부 합동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 결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은 5가지 수질 항목 중 부영양화를 막기 위해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총인(TP·물속에 녹아 있는 인의 양)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수사를 맡은 경찰은 “TMS 근무자들은 과태료나 고용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용담댐의 수질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