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점 후공사’ 상인들 피해
외지손님 위한 안내판, 이정표 턱없이 부족
서천군의 장항전통시장 관리가 엉망이다. 조성한 시설물이 상인들의 외면으로 수년째 무용지물로 방치돼 혈세낭비를 자초하고 있는가 하면, 입점업체를 위한 공사를 제때 진행하지 않으면서 입주 차질 등 입점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장항전통시장 내 수산물 위생건조장이 3년째 상인들의 이용 외면으로 무용지물 됐다. 군은 지난 2013년 서천특화시장에 이어 2014년 시장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2층 규모에 수산물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갖춘 수산물건조장을 3억 원(도비 1억, 군비 2억 원)들여 조성했다. 자연채광효과가 큰 지붕과 수산물 건조에 필요한 통풍시설과 환기구 등을 갖추고 있지만 상인들은 생선건조장 기피이유로 생선건조로 인한 선풍기 작동에 따른 전기료 부담과, 초기 생선 건조과정에서 생선 부패 경험 등을 꼽으면서, 종전대로 수산동 입구와 인도 등에 생선을 말려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산동 입구의 7~8개의 생선건조대에는 항상 해충방지시설 없이 각종 생선을 말리면서 파리 등 해충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비위생적인 모습이 수시로 목격된다. “말리는 것 보고는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싹 달아난다”는 게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수산동 3곳의 출입구와 인도 등에는 크고 작은 생선건조대가 40여개가 무질서하게 놓여 있어 정비를 요하고 있다.
변선학 주무관은 “상인들이 이용을 기피할 경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상인 휴게실이나 고객쉼터, 점포 조성 등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먹거리동 입점업체들은 지난 3월 군에 먹거리동 내·외부 벽에 기존에 게시된 사진 외에 그림 작업을 해달라는 것 외에 입점업체별 전기계량기 설치, 장항전통시장 입간판 및 표지판, 이정표 추가 설치 등을 요구했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 하나도 지켜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먹거리동 입점업체들이 리모델링 공사가 늦어지면서 지난해 연말 연초와 설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등 막대한 영업차질을 빚은 데 이어 군의 청년상인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수산동에 추진중인 5개 활어점포 중 3곳의 점포는 수도 및 배수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영업차질이 불가피하다.
최현태 상인회장은 “건물주인 군은 입점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선 입점 후 공사 방식’이어서 상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면서 군의 입점업체 관리 허점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변선학 주무관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 계약심사를 마친 상태로 수도 및 배수로 공사를 7월 중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입점 점포에는 7~9월까지 3개월간 점포사용료를 면제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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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란 장항시장칼국수 대표는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장항전통시장을 알리는 대형 간판이나 이정표가 서천특화시장과 비교해 없거나 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입점 업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안내도가 마련되지 않아 점포를 찾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군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군이 수산동 길 건너편 논을 매입해 부설주차장 설치계획을 세우고 도의원에게 도비를 확보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자, 상인들은 “장날을 제외하고 손님보다 상인이 많은 시장의 실정을 감안할 때 ‘시기상조’”라며 시장 상인은 물론 장항발전협의회 등과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이 기사는 장항전통시장 칼국수 공금란 대표 등 장항전통시장 상인들의 제보에 의해 작성됐습니다.
<고종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