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령사들 등장하는 처서 23일
가을 전령사들 등장하는 처서 23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8.23 15:59
  • 호수 8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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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음력으로 7월 2일이며 24절기 가운데 ‘처서(處暑)’이다.
정조 때 정학유는 농가월령가 7월령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칠월이라 초가을 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은 서쪽으로 가고 혜성은 하늘 가운데라.
늦더위 있다 한들 계절을 속일소냐
비가 와도 빨리 개고 바람도 다르구나.
가지 위의 저 매미는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하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 눈물 비가 되어
섞인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때
눈썹 같은 초승달은 서쪽 하늘에 걸리도다.

음력 7월의 날씨와 정경이 잘 나타나 있다.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갈수록 힘을 잃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에 서늘한 기운이 섞여 있다.

예로부터 처서에서 다음 절기인 백로(白露.올해는 9월 7일) 사이의 15일을 5일씩 3등분해 첫 5일간은 매가 새들을 사냥해 늘어놓고, 다음 5일엔 천지가 쓸쓸해지며, 마지막 5일은 논에서 벼가 익는다고 풀이했다.
중복에 참외, 말복에는 수박이 제맛이지만 처서에는 복숭아를 으뜸가는 계절과일로 친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모기나 가을 기운에 떼밀려 사라지고 “빨리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라는 속담대로 가을의 전령사들이 등장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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