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초 앞 염산소분시설 허가 신청
송석초 앞 염산소분시설 허가 신청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9.13 12:52
  • 호수 8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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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결사반대, 군청 앞 집회 예고
“김양식 때문에 바다환경 파괴될 순 없어”

▲ 송석초등학교 앞에는 서천군학교운영협의회 명의로 제작된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마서면 월포리에 설치하려던 염산소분시설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지난 8월10일 사업신청자 A아무개씨는 송석초등학교로부터 약 230m, 한성교회로부터는 18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죽산리 자신의 양계장 터에 다시 신청했다.

이를 알게 된 송석초 학부모와 관내 학교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학생들의 안전을 염려한 나머지 ‘송석초등학교 앞 염산소분시설 저지 대책위원회(위원장 이강선 서천참여시민모임 대표)를 구성했다.

주민 B아무개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은 염산소분시설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일부 주민들은 사업신청자가 마을발전기금을 후원하겠다면서 주민 동의를 구했다는 것.
사업신청자 A씨는 마을 노인정을 찾아 노인회장에게도 염산소분시설 설치에 대한 동의를 구했으나 김준철 노인회장이 동의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교 인근의 주민들은 A씨가 운영하는 양계장으로 인해 수 년 동안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이웃 간이라 별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고 생활해왔다고 한다. A씨는 최근에 폐사된 닭 수천 킬로그램을 불법으로 매립해 군 환경보호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주민 C씨는 “바람이 불거나 기압이 낮은 날에는 양계장에서 발생한 악취 때문에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면서 “악취도 모자라 염산까지 마을주민들에게 안기려는 A씨는 즉각 사업계획을 철회하고 양계장을 철수해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청부지는 진입로가 송석초 앞 도로 밖에 없어 염산을 실은 대형 탱크로리 차량이 도로 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 앞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어서 차량이 전복될 경우 그 피해가 학생과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이 나서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교 안전을 위해 송석초등학교 앞 염산소분시설 저지를 위한 서천군민 서명 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대책위는 관내 학부모와 군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총 880명의 서명을 받아 군에 탄원서와 함께 제출하고, 군계획위원회가 열리는 오는 21일 오후 1시부터 군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서천군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박병일)도 관내 12개의 공공게시대 등에 송석초 앞에 설치하려는 염산소분시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박병일 협의회장은 “대책위가 계획한 집회에 관내 학교운영위원장들이 참여하고 군계획위에서 통과될 경우 관내 모든 학교공동체를 동원해서라도 저지 투쟁을 결사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강선 서천참여시민모임의 대표 겸 대책위 위원장은 “죽산리 염산소분시설과 더불어 마서면 송석리 420-4번지에 지난 8월 25일에 김아무개 씨가 같은 방식의 염산소분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허가신청을 했다”면서 “죽산리와 송석리 주변에는 염산을 사용하는 공장 등이 없음에도 이 지역에 사업신청을 하는 것은 오로지 김양식장에 판매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위원장은 “서천군이 보유하고 있는 제일의 자원 중의 하나가 바다라는 것은 군민이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바다환경의 보호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식장에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염산은 순도 35%의 공업용 염산으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바다에 가라앉아 갯벌생태계를 파괴하고 나아가 바다환경을 망가뜨리는데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산자원관리법으로 김양식장이나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는 제조나 보관, 판매,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김양식장에서는 이런 염산이 밀거래되고 있고 사법당국과 행정당국이 이들을 적발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김양식장에서 공업용 염산사용을 퇴출시킬 수 있다.
이 위원장은 “김양식업자들이 이익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바다농장을 운영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공업용 염산 대체제인 유기산활성제제를 사용해 무기산 오염 피해를 막아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김양식업자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염산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양식법으로 김을 생산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렇듯 김양식업자와 행정당국이 머리를 모으면 지금은 조금 힘든 작업이 되기는 하겠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염산을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김양식장에 공업용 염산을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과 공업용 염산을 사용하는 곳이 없는 곳에 염산판매시설을 신청한 점에 대해 군계획위원회의 상식적인 판단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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