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1)대청호
■ 기획취재 : 뜬봉샘에서 유부도까지 (11)대청호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9.21 09:33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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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저수량 14억 9000만톤, 충남 서부권까지 용수 공급
산재한 축사·농경지 녹조 발생 주원인…통합물관리 절실

▲ 대청호 수역
국내 3번째로 큰 댐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덕유리와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 사이의 금강 본류를 막은 대청댐은 금강 하구로부터 150km 지점에 있으며 1975년 3월에 착공하여 1980년 12월에 완공했다. 콘크리트 중력식, 석괴댐의 혼합형으로 댐 길이는 495m이며 댐의 높이는 72m이다. 대청호라는 이름은 대전과 청주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

본댐과 조정지댐이 있으며, 본댐 주변에는 저수지의 물이 다른 지역으로 넘치지 않게 해주는 3개의 보조댐이 있다. 발전시설용량 4만5000kW 2기의 수력발전소가 가동하고 있으며 총저수량은 14억 9000만톤으로 소양호(29억톤), 충주호(27억톤)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큰 인공호수이다.
대청호의 완공으로 2만 6000여명이 대를 이어온 고향을 물 밑에 묻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이 댐의 완공으로 연간 19억 4900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댐 하류 지역의 홍수피해를 경감시켜주고 있다.

▲ 대청댐
충청권의 젖줄

대청호는 대전시 동구와 대덕구,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보은군 회남면, 옥천군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청호의 물은 대전광역시와 인근의 도시들은 물론 금강수역권을 벗어나 천안시, 아산시, 당진시, 서산시까지 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충청권의 젖줄이 되고 있다.

2001년 전북 진안에 용담댐이 완공되자 지자체간의 물 분쟁이 일기도 했다. 용담호의 물이 수계를 달리해 만경강 수역으로 빼돌려지자 매년 녹조가 발생해 홍역을 치르는 대청호의 수질이 더욱 악화된다며 충청권의 시민단체에서 들고 일어난 것이다. 4대강사업의 완공으로 수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대청호와 용담호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수계를 달리한 현재의 광역상수도망은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지자체간의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청호 안에 있는 중리취수장에서 하루 105만톤을 취수해 대전광역시로 공급하고 있으며, 대청취수장에서 하루 25만톤, 댐 아래 조정지댐에 있는 현도취수장에서 하루 98만톤, 삼정취수장에서 33만톤을 취수해 논산시와 부여군, 청주시와 천안시, 아산시, 당진시, 서산시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충남 서부권이 매년 가뭄에 시달리자 충남도는  도·송수관로 70.5㎞, 정수장 1곳 신설, 가압장 2곳을 확장해 오는 2022년부터 서산·당진·홍성·예산·태안 등 5개 시·군에 1일 10만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보령댐의 용수공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 수몰되기 전의 마을 모습(대청호 물문화관)
해마다 창궐하는 녹조

여름이면 대청호 수면은 녹조(綠藻)로 뒤덮인다. 올해 대청호 보은군 회남면 수역은 5년 만에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지난달 21일에는 남조류 세포수가 ㎖당 20만개를 넘었다. 작년에는 ㎖당 만개를 넘은 적이 없었다.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우선 축산폐수와 농경지의 비료를 들 수 있다. 그 동안 환경부에서 2002년부터 대청호 상류에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그러나 아직도 관리가 필요한 축사와 농경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지역 주민들은 우사에서 나오는 우분(牛糞)을 거름으로 농경지에 뿌려왔다. 특히 인삼의 고장 금산군 뿐만 아니라 영동, 옥천, 보은 옥천 등지에서도 논에서까지 인삼을 재배한다. 이같은 비료가 빗물에 씻겨 내려오면 총인 농도를 높여 녹조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대청호는 굴곡이 심한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다. 이는 물이 정체하는 시간을 높여 녹조가 증가하는 한 원인이 된다.
녹조는 강우의 패턴에도 영향을 받는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수문을 열어 녹조를 하류로 내려보냄으로써 녹조 증가를 줄일 수 있지만 강우량이 적으면 물의 정체시간이 길어지고 수온도 높아져 녹조를 증가시킨다.

물관리 일원화 절실

▲ 문의면 압실마을(대청호물문화관)
축사나 논밭에서 우기에 비에 씻겨 대청호에 유입되는 영양염류가 대청호 녹조 창궐의 근본 원인이다. 이러한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대청호의 녹조 발생은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물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이경용 청장은 “대청호의 녹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아마도 분절적 물 관리에서도 일정 부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물관리 일원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포럼(공동대표: 김재승 금강유역환경회의 공동의장, 이경용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지난 8월 16일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상생의 유역공동체 발전을 위해 ‘제7차 금강유역환경포럼’을 열었다.
대전광역시 중구 NGO지원센터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는 금강권역 시민단체(금강유역환경회의 46개 시민환경단체), 유역주민과 금강유역환경청 등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통합물관리 체계 구축 및 지속가능한 유역관리 발전방안’을 주제로 금강유역 환경관리의 친환경적 패러다임 전환과 상생의 수자원 관리 방안과 수질·수량으로 이원화된 물관리를 효율적·균형적 통합 물관리 체계로 구축해 지속가능한 유역환경관리 모델 확립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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