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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로부터 역사를 배우고 지혜를 배웁니다
문해교사협의회 이의경 문해교사
2017년 10월 12일 (목) 17:46:16 허정균 기자 huhjk@newssc.co.kr

   
▲ 이의경 문해교사
일제 식민치하와 해방, 그리고 골육상잔의 전쟁, 이 시기에 유소년기를 보낸 이 땅의 사람들 상당수가 배움의 기회를 잃고 문자를 해독할 능력이 없다. 특히 여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해주는 교육이 문해교육(文解敎育)이다.
서천군에는 각 읍면마다 이러한 문해교육을 실시하는 문해교실이 있다. 일부 인구가 많은 면에는 두 곳이 있는 곳도 있다.

60을 훌쩍 넘겨 90이 넘은 노인들도 문해교실에 나와 글을 깨우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현대사가 얼마나 수난의 역사였는지 느낄 수 있다.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기억력이 쇠퇴한 노인들에게 한글을 깨우쳐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은 서천군문해교육협의회 소속의 선생님들이다.

2010년 전국문해교육협회에서 전국을 순회하며 문해교사들을 길렀다. 서천에서도 이 해에 20여명의 문해교사가 탄생했다. 일정 기간을 수료하면 3급이나 2급 자격증이 주어진다. 지난 해 나이 드신 강사 일부가 퇴임하고 다시 문해교사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어 새롭게 자격증을 받은 사람들이 들어와 현재 서천군에는 24명의 문해교사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구성한 모임이 서천군문해교육협의회 회원들이다.
지난달 8일 서천군문해교사협의회 이의경 회장은 (재)충청남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한 문해교육 축제에서 충남문해교사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일 이의경 회장을 만나보았다.

수상을 축하한다고 말하자 “상은 제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고 우리 문해교사들을 대표해서 제가 받았을 뿐입니다.”고 대답했다.
문해교사로 활동하며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가난 때문에 제 때 배울 기회를 잃었지요. 현재 문해교실에 나오시는 분들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내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안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나오시면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몰라요. 글씨도 또박또박 흐트러짐없이 끝까지 써내려갑니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점은 배워야 해요.”

문맹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광명천지를 얻은 심봉사의 기쁨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 같은 곳에서 자필로 글을 쓰고 싸인을 해야 하는 경우 일부러 팔을 다친 것처럼 붕대를 감고 와서 옆에 있는 사람더러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대요. 버스가 와도 어디 가는 버스인지 몰라 먼저 나서지 못하고 아는 사람이 먼저 나서야 따라나섰다는 거예요.”

이의경 회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렇게 생활하던 어르신들은 오는 13일 봄의마을 평생교육센터에서 축제를 연다. 그들이 익힌 글과 그림으로 ‘금빛 희망’이란 제목의 책도 만들었고 시화전도 열 계획이다. 편지쓰기대회도 연다고 한다.

문해교사들은 1주일에 2회 4시간 일한다. 각각 편차가 심해서 10명에서 많게는 18명까지 각각 개인지도를 하는 상황이다. 18명이 넘으면 분반을 하지만 그 이내에서도 교사 1인이 분반을 해서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수업이 끝나도 다른 활동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다. 그러나 하나하나 글을 익혀가는 어르신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우리는 글을 가르치지만 할머니들로부터 우리는 과거 역사를 배우고 인생을 배웁니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강사료는 매우 낮았다. 다른 곳에서 예산을 절감하더라도 새로운 세계로 눈을 뜨게 하는 이 사업에 군이 더 많은 배려를 하닌 것이 질높은 복지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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