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서천 사람들이 쓰고 펴낸
■책 소개 / 서천 사람들이 쓰고 펴낸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0.12 18:45
  • 호수 8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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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민주 유학과 21세기 실학’

동양 유학사상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성격, 특히 한국 민주주의론을 재조명하며 ‘대동민주주의론’을 주창하는 책이 서천 출신의 출판인인 조기조씨가 운영하는 도서출판b에서 나왔다.

저자 역시 마서면 신포리 출신의 나종석이다. ≪대동민주 유학과 21세기 실학: 한국 민주주의론 재정립≫이란 제목을 단 이 책은 서양철학을 전공했지만 특이하게도 동양 유학사상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성격, 특히 한국 민주주의론을 재조명하고 있다.

무려 1055쪽에 달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가족, 시민사회, 국민국가 그리고 유교적 전통과 관련하여 다각도에서 검토하여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니는 역사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이룩한 민주주의의 역사적 경로의 독특성을 유교적 정치문화의 영향사와 그것의 질적 전환의 시각에서 해명함으로써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기존의 서구 중심주의적 사유 방식을 비판적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사유하려는 기본 인식 틀로서 ‘대동민주주의’와 ‘대동민주 유학’이라는 두 중심 개념을 제시한다. 첫째, 대동민주주의라는 개념은 대동적 세계를 이상적 사회로 상상해온 동아시아 고유의 유교적 정치문화와 서구적 근대의 해방적 계기인 민주주의가 결합되어 한국사회에서 독특하게 형성되어온 민주주의 역사 및 그것을 추동한 기본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서구로부터 이식된 것으로 보거나 유교적 전통과 민주주의 사이에는 만날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는 전통과 민주주의 사이의 이원론적 접근방식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그것은 조선 후기 사회와 한말, 또 식민지배 및 분단과 독재를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의 성격을 해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점에서 대동민주주의를 이념사적으로 연구하고 그 의미를 강조하는 접근방식과 분명하게 차이가 있다.

둘째, 대동민주 유학은 잠정적 가설의 형태로나마 19세기 중반 이후 동서양 문명의 만남에서 형성된 한국 근현대사의 기본적 모습을 개념화하게 해주는 인식 방법론이다. 달리 말하자면, 대동민주 유학은 동아시아의 유교 전통 속에서 축적해온 유가적 대동세계의 이상이 서구 근대와의 충격적 만남 속에서 전통의 비판적 지속과 아울러 서구 근대의 해방성과 폭력성의 양가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해나가는 과정을 주도한 정신이었음에 주목하고 그 역사 형성적 힘을 학문적으로 성찰해보려는 인식 틀이다. 그렇게 본다면 대동민주 유학은 오랜 세월 한국사회가 추구해온 바람직한 인간다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나름의 규범적인 해석의 틀로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실학’으로 제안된 대동민주 유학을 통해서 우리는 서구에서 전형적으로 발전된 민주주의 및 사회정의에 대한 개인주의적인 권리 담론 위주의 접근 방식이 안고 있는 한계를 넘어 민주주의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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