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길 ②탈핵의 논리-찬핵의 논리
■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길 ②탈핵의 논리-찬핵의 논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0.17 23:06
  • 호수 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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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년 관리해야 독성 사라지는 사용후핵연료
후손에게 죄짓는 일…안전성도 경제성도 없다
한국 재생에너지 비율 OECD 33개국 중 최하위

▲ 문재인 정부의 탈핵선언 이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앞에 찬핵 단체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에너지문제 이전에 환경문제

원자력발전의 발전 원리는 물을 끓여서 증기 터어빈을 돌려 전기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화력발전과 같다. 다만 열을 가하는 연료가 다르다. 화력발전은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가스를 이용하지만 원자력발전은 우라늄을 연료로 한다. 가늘고 길이가 4.5m 정도 되는 긴 파이프에 우라늄을 일열 종대로 집어넣는다. 이를 핵연료봉이라 한다. 핵연료봉을 집어넣고 중성자로 때리면 우라늄 한 분자가 깨지면서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을 또 깨면서 연쇄반응이 일어나며 열을 발생한다.
이러한 핵연료봉은 한번 타기 시작하면 다 탈 때까지 끌 수가 없다. 한번 집어넣으면 약 4년 반 동안 쉬지 않고 물을 끓인다. 다 타고 나서도 뜨겁다. 그래서 발전소 옆의 부지에 물통을 만들어 놓고 찬물로 사용후 핵연료봉을 식힌다. 최소 10년을 식혀야 한다.
다 식은 핵연료, 즉 사용후 핵연료는 우라늄이 타고 난 찌꺼기이다. 이는 세슘, 플루토늄 등 방사능을 내뿜는 핵종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이를 안전하게 따로 보관해야 한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 정도이지만 플루토늄의 반감기는 2만4000년 정도 되는 것도 있다. 따라서 최소 10만년을 특별히 관리해야 방사능 독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현대 과학에서 이 독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
또한 원자력발전에는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식히는 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화력발전에서처럼 온배수를 끊임없이 배출해 바다 환경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환경단체에서는 처리 불가능한 핵쓰레기를 남기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원자력발전을 에너지 문제 이전에 환경문제로 보고 있다.

◇찬반 논란의 쟁점

원자력 발전 찬반 논쟁의 쟁점은 주로 △안전성 △경제성 △주민수용성 등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Korea Newclear Energy Agency)’이라는 곳이 있다. 2014년 2월 녹색당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2002년 1월부터 재원으로 조성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요금의 3.7%)에서 대국민 홍보 사업 예산을 편성하여, 2010년까지 총 1009억 8700만원을 원자력 홍보비로 집행했다. 이 외에도 국민이 낸 전기료로 연간 32억 여원을 원자력문화재단 임직원 인건비 등 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원자력 발전의 홍보내용은 주로 “원자력은 안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http://opis.kins.re.kr)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모두 16 차례의 사고가 있었다.
지난 7월 전남 영광의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11㎝ 길이 망치와 1.5㎝ 크기 계란형 금속 등이 발견됐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6일 경향신문은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한빛 4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년이 될 즈음인 1996년 11월 첫 정기검사 때 증기발생기에 이물질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터빈과 함께 원전을 구성하는 핵심시설로 이를 구성하는 두께 1㎜의 얇은 관(세관) 8400개에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냉각재가 순환하고 있다. 증기발생기 세관이 내부 이물질과의 잦은 충돌로 구멍이 생기면 냉각수가 누출된다. 최악의 경우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샌 오노프레 원전 3호기는 2012년 1월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자 즉시 가동을 중단했고 이듬해 6월 영구폐쇄됐다.
아무리 안전성을 강조한들 원자력 발전은 대형사고가 한번 사고가 나면 이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지진이 원인이었다. 부산 경성대학교 이해창 교수는 “<삼국사기>를 보면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있는 경주에 7.0 진도 이상의 지진이 7회 있었다.”면서 오랜 기간을 두고 관찰하는 ‘역사 지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 값싼 전기인가?

원전업계에서는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가 가장 값싼 에너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발전원별 전력 구입 단가는 kWh당 원자력 68원, 유연탄 73원, 유류 110원, LNG 101원, 신재생에너지(평균) 156원이었다. 같은 해 OECD가 발표한 MWh당 한국의 균등화 발전원가(LCOE)는 원자력 51.37달러, 태양광 176.34달러였고, 미국의 LCOE는 원자력 99달러, 태양광 67달러이며, 영국 기업에너지전략부가 발표한 영국의 LCOE는 원전 95파운드(126.7달러), 태양광 63파운드(84달러)였다.
같은 해 한국에너지연구원에서 발표한 바에 딸면 한국의 LCOE는 40.42달러, 미국 77.71달러, 일본 87.57달러, 영국 100,75달러였다. 이처럼 나라마다 발전 원가가 다른 이유는 발전 설비 건설에 필요한 기술수준, 경제지리적 특성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자력 발전의 전기를 값싸게 구입하다보니 한국전력이 기업들에게 전력 구매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요금을 책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수민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은 12일 국회에서 진행중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분야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가격은 절대적으로도 낮고, 상대적으로도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낮다고 밝혔다. 동일 열량을 기준으로 등유와 전기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OECD 평균은 전기 가격이 등유 가격의 151%이며, 일본의 경우 222%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6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OECD 평균 수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전기요금으로 138조원을 절약한 셈이라는 것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일수록 혜택은 더욱 커진다.
한국에서 이처럼 전기요금이 싼 이유는 값싼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원자력이 더 비싸다. 유럽에서는 풍력보다 더 비싸다. 한국에서 원자력 발전이 더 싼 이유는 발전 원가 계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해체하는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해체 비용은 건설비용의 1.5배 정도 든다고 한다. 고준위핵폐기장을 만들어 보관해야 하는데 그 비용은 계산 안한다. 모두 후손에게 미루는 죄를 짓고 있는 셈이다. 사고 났을 때의 처리비용도 계산 안한다. 우라늄 수입할 때 세금 0원이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빼고 계산해놓고 원자력 싸다고 한다. 세금이 0원이라는 것은 엄청난 혜택을 정부가 한전에 주는 것이다. 그 보조금은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비중 최하위 한국

25년 전부터 원전을 줄여온 유럽은 어디서 전기를 만들었을까. 풍력, 태양광이다.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가 풍력, 태양력으로 가는데 한국만 원자력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이 총 발전량 비중의 25%를 넘고 있으며, 2030년까지 30%를 목표로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50년까지 80%를 달성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80%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2015년 현재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655TWh로 총 발전량 0.8%에 불과하다. OECD 33개국 가운데 최하위이다. 이처럼 풍력, 태양광 안하고 원자력만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한국은 현재 화력이 70%, 원자력이 30%이다. 반면에 중국은 원자력 2%, 그리고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전세계 풍력 1등이 중국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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