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못난 소나무’만 고향을 지키는가?
■ 기고-‘못난 소나무’만 고향을 지키는가?
  • 서천군의회 산업건설위원장 조동준
  • 승인 2017.10.26 15:51
  • 호수 8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말에 ‘못난 소나무가 고향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잘나지도 못하고 똑똑하지도 못해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고향에 남아 살아간다는 반의적 표현이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낸다’ 말에 담긴 의미도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출세’와 ‘성공’에 대한 지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구습의 단면이다.

본인은 지난해 군정질의를 통해 ‘지방소멸과 인구정책’에 대해 우리 군이 매우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구정책’은 몇 가지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인구 절벽의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그에 맞도록 우리 군 정책을 전방위로 수정해야 한다. 지방의 소멸, 인구 절벽은 일반적인 출산율 저하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가장 큰 핵심은 청년층의 지방유출과 수도권 내지 도시로의 집중이다.
결국 청년들이 지역에서 얼마나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가가 인구절벽의 기본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군 인재육성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우리 군은 서천사랑장학회를 통해 120억 가량을 모았고, 현재까지 2천 650여명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일부 체육과 기능분야의 특기장학생을 제외하고 대부분 성적상위자에게 주어졌다.
아직도 우리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번듯한 직장을 구해서 서울과 도시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서천을 떠나가는 아이들은 설령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해도, 번듯한 직장을 갖지 못해도 고향에 돌아오지 않고 대부분 도시에 머무른다. 그 젊은이들은 3포세대, 4포세대가 되어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떠난 고향은 고령화 속에 서서히 몰락해 가는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못나서 고향을 지키고 살아가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 이제 우리는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특히 우리 서천의 산업 근간인 농어업 분야의 비전과 전망을 갖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육성하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 가업을 승계하거나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개발하고, 그 재능을 기반으로 지역에 근거하며 멋진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히 정책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고, 부모세대의 인식을 바꾸고 아이들의 창의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문제, 즉 아이들이 못나서 고향을 지키는 시대를 끝내지 못한다면 공단에 몇 개의 공장이 들어서 얼마의 일자리가 생긴다하여도 그 공장의 일자리가 출세 또는 성공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떠나간 젊은이들은 그 일자리를 위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단언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