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서포터즈 발대식을 보며
민간서포터즈 발대식을 보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7.11.23 16:37
  • 호수 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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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제3회 서천·군산 금강겨울철새여행 행사장에서는 서천 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민간서포터즈 발대식이 있었다. 이를 보며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산업사회가 무분별하게 개발을 진행하던 19세기말 미국에서 숲에 대한 반성이 싹트기 시작했으며 보호에 대한 이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두 부류가 미국의 초대 산림국 장관이었던 기퍼트 핀쇼(1865~1946)의 환경보전론(preservation)과 시에라 클럽의 창설자 존 뮤어(1836~1914)의 환경보존론(conservation)이다. 핀쇼 등 보전론자는 인간이 자연환경으로부터 장기간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 기업에 의한 무한한 수탈로부터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보전론자에 있어서 자연환경은 인간의 이익에 봉사하는 수단으로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뮤어 등 보존론자는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어떠한 인간 활동도 용납하지 않았다. 보존론자에 있어서 원생자연은 종교적 명상의 원천, 현대 생활의 피난처 그리고 미적 체험의 장소이며 또 그 자신이 내재적 가치를 갖기 때문에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당초 미국의 건국사에 있어서 산림과 원생자연은 극복되어야 할 위협이고 정복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 다시 말해서 원생자연을 정복하면서 비로소 미국은 오늘과 같은 문명과 문화를 쌓아올릴 수 있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핀쇼의 보전론 역시 진보주의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헷츠헷치 계곡의 댐 건설을 두고 핀쇼와 뮤어의 입장이 확연히 다름을 보여주었다. 뮤어는 댐 건설을 반대했지만 핀쇼는 공리주의적 입장을 취하며 찬성한 것이다. 핀쇼와 뮤어는 특히 원생자연에 대한 관계에서 전적으로 대립되는 위치에 있었으며 핀쇼는 인간이 이용할 수 없는 이론이나 ‘성역’으로서의 원생자연의 보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인간중심주의의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원생자연의 개발이 미국 전역에서 현저하게 확대되는 가운데서 더 이상의 원생자연을 파괴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원생자연 그 자체를 성역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뮤어의 자연보존론이 널리 파급되었다.
최근 ‘생태계 서비스’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환경 보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환경부 내에서도 이를 다루는 팀이 생겼다고 한다. ‘생태계 서비스’란 요약하면 인간이 자연으로 얻는 혜택을 강조해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인간 중심의 공리주의적 입장이 끼어들 여지가 많다. 모든 것이 사용가치, 즉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에서 오죽했으면 이러한 주장을 들고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생태계 서비스’와 함께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삼라만상의 ‘존재가치’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개발론자들은 항상 공리주의를 내세우며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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