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 때문에 비인사람들 뿔났다.
■기고/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 때문에 비인사람들 뿔났다.
  • 유승광(비인사람)
  • 승인 2017.11.29 18:20
  • 호수 8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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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은 선비의 고장이요 잔잔한 역사의 현장이다. 나라가 위급할 때 비인 장포리 선비 문석환은 일본군을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홍주성 공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체포되어 대마도로 유배가는 신세가 되었지만 후회한 적이 없다고 대마도 일기에 적고 있다. “내가 일본을 물리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내가 목숨을 걸고 의병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인 칠지리 동학접주 최재홍은 비인군의 부정부패 세력을 청산하기 위하여 동학에 가담하였다가 관군에게 체포되어 굴비처럼 엮이어 죽어갔다. 그때 최재홍은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주장하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비인 선비들의 올곧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것 뿐인가? 비인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은 비인 월명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7개의 산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비인의 진산 월명산과 바다 사이에 발달한 아름다운 비인지역을 지키기 위하여 7개의 산성을 쌓고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비인을 수호했다.

그것이 비인 사람들이다, 비인 사람들이 간직하려고 했던 것은 올곧은 선비 정신과 월명산에서 바라다본 비인의 아름다운 경관이다. 비인사람들은 작은 소망을 월명산에서 찾고 있다. 월명산에 오르면 비인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월명산에서 바라다 본 비인은 개방적이며 진취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 맑은 공기 그 자체를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다.지금까지 비인에 어떤 공장이나 기업이 진출하여 비인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준 적이 없다. 비인사람들 스스로 땅과 바다와 산을 벗 삼아 살아왔다. 그렇게 살면서도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많은 중앙정부 관료와 학자, 의사 기업인을 배출하기도 하였지만 어깨를 으쓱거리며 살지 않았다. 장항과 서면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비인사람들은 균형발전을 외치거나 뭐 하나 비인에 달라고 구걸한 적도 없다. 많은 정치인들이 행사 때마다 인사말을 통하여 어떤 말을 해도 관심에 두지 않고 살아왔다. 그만큼 비인은 누가 무엇을 해줄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비인 사람 스스로 열심히 지역을 일구어 왔다. 이것이 비인사람들이다.

그러던 비인은 서천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30여년 전 비인쓰레기매립장을 설치하여 서천지역의 쓰레기를 모두 받고 있다. 냄새 없고 침출수 없는 최신식 무공해 시설이라고 했건만 어디 그런 시설인가? 밤마다 그 앞을 지나가려면 악취가 코를 후비고 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공해시설이라고 철거하라고 말 한 적이 있는가? 지금까지 비인사람들은 꾸욱 참고 살아왔다.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보자보자 했더니 비인 사람들을 얼마나 깐보았으면 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을 비인 선도리에 설치하겠다고 허가신청을 냈다는 것이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고 입소문이 나 있다. 건축자재 얻기가 무척 힘든 서천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한다. 석산개발을 하지 못해 건축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서천군이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석산개발 허가는 미루어지고 있다. 또한 종천 화산리 건축물 매립장 역시 서천군과 사업자와의 대립과 지역주민의 투쟁으로 장기화 되고 있다. 이때 비인 선도리에 건설폐기물중간처리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것은 비인 사람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지금까지 석산개발도 안되고 종천 화산리 건축물매립장도 안되는 마당에 비인의 건설폐기물 중간처시설 설치 허가를 하게 되면 군 행정의 일관성을 볼 수 없게 된다. 

 비인 선도리에는 펜션이 제법 많이 들어와 새로운 관광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조개구이 거리로 특화되어 유명세를 점점 얻어가고 있으며 갯벌 역시 활기를 찾아 관광객이 늘어가는 추세이어서 비인사람들의 마음을 다소 위안이 되고 있는 형국에 건설폐기물중간처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비인사람들을 뿔나게 만들고 있다.

마침 맑은 공기를 찾아 건설폐기물중간처리 시설과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이미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비인사람들이 올 곧은 선비 정신과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며 살아 온 지조를 간직 할 수 있도록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비인사람들이 건설폐기물중간처리 시설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왔다. 이 추운 겨울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최근 서천군청 앞 광장에 수목장 반대, 환경미화원 퇴직금 문제, 염산 소분소 설치 반대 시위 등 크고 작은 주민들의 갈등이 늘어가고 있다. 서천군은 주민들의 입장에서 일관된 군정의 방향을 견지하여 합리적인 소통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 비인사람들이 일어나고 있다.

서천군청과 건설폐기물중간처리시설 설치 사업자여! 비인사람들은 올 곧은 선비정신으로 목숨까지 걸고 건설폐기물중간처리 시설반대를 위하여 끝까지 싸운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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